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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임산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되면 조산 등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영아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최근 임신 후기 코로나19에 감염돼, 출생한 아기에게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보이는 뇌 손상이 나타난 사례 두 건이 새롭게 보고됐다. 

미국 마이애미대 밀러의과대학 연구팀이 보고한 두 사례에 따르면 임산부 태반을 통해 아기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뇌 손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소아과저널(Journal Pediatr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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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된 첫 번째 사례는 임신 27주차 임산부(21세)가 폐렴 증상으로 중환자실로 이송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 후 임신 32주차에 제왕절개로 남자아이가 태어났는데, 곧 발작과 호흡 저하를 보였다. 

출산 직전 검사에서 임산부는 코로나19 음성이었고, 남아도 생후 24시간 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이었다. 

하지만 남아는 코로나바이러스 항체를 가진 상태였고 뇌에 출혈도 확인됐다. 생후 3개월 만에 퇴원했지만 발작성 장애와 중증 후천성 소두증 등을 앓았다. 이후에도 발육부전과 호흡기 감염증으로 재입원을 반복했고, 생후 13개월에 발병한 상기도 감염증으로 인해 결국 사망했다. 사후 부검을 통해 뇌의 백질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뇌 전체에 코로나19 단백질 흔적이 나왔다.  

두 번째 임산부는 임신 후기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을 보였으나 별다른 증상은 없었고 양막 내 감염을 확인했다. 또 출산 시점에 다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임신 39주 만에 태어난 여아는 출생 직후 발작을 일으켰고 코로나바이러스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여아는 후천성 소두증과 중대한 신경발달장애로 현재 호스피스 치료를 받고 있다.

두 사례에 등장한 산모의 태반을 조사한 결과, ▲염증 ▲산소 결핍 징후 ▲코로나19 단백질이 발견됐다. 또, 태반에는 뇌 발달을 포함한 태아 발육에 중요한 '사람 융모성 성선자극 호르몬'인 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가 극히 적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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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대 밀러의대 신경병리학자인 알리 사드(Ali G. Saad) 박사는 "태아 뇌에 나타난 원인불명의 백색질 소실의 심각성, 그리고 대뇌피질 저산소와 혈류부전 증거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코로나19가 태반 장벽을 뚫고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줄 것으로 추정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증례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논문 최대 저자인 소아과 의사 멀린 베니(Merline Benny)는 "임산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태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학계에 보고된 두 사례는 매우 희귀한 경우로,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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