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호주 시드니대 연구팀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최근 연구를 통해 문어가 사회적 소통의 일환으로 조개껍데기나 진흙 덩어리 등을 다른 문어를 향해 던지는 모습이 처음으로 영상에 담겼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LOS ONE

문어가 무척추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앞선 연구를 통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특히 물건을 던지는 행위는 인간 이외에 영장류 일부와 코끼리 등 극히 소수의 동물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행동이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피터 고프리스미스 교수 연구팀은 "문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다른 문어에 물건을 던지는 모습을 처음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문어가 진흙이나 조개껍데기 등을 던지는 모습은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상을 보면 두 마리의 문어(학명:Octopus tetricus)가 해저에서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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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문어가 다리를 들자 왼쪽 문어가 오른쪽 문어에 모은 진흙을 던진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호주 시드니대 연구팀

이번에는 들어올린 다리 밑으로 조개껍질이 보이고 이를 몇 차례 던지는 모습이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호주 시드니대 연구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호주 시드니대 연구팀

영상 속 문어는 무언가를 투척할 때 조개껍데기 등을 잡아 올린 뒤 수관(siphon)에서 물줄기를 뿜어 이를 이용해 던지는 행동을 한다. 수관은 문어가 물속을 헤엄칠 때도 사용되지만 물건을 던질 때는 평소와 다르게 다리를 움직여 수관을 이동시켜야 한다. 이에 연구팀은 조개껍데기나 진흙이 우연히 날아간 것이 아니라, 물건을 던지기 위해 문어가 의도한 행동이라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2015~2016년에 걸쳐 호주 남동부 생태 보호지역인 저비스만에 서식하는 문어를 수중 카메라로 촬영했다. 그 결과 약 10마리의 문어가 조개껍질과 진흙, 해초 등을 총 102회 던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일부는 단순히 남은 먹이를 버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주위에 다른 문어가 있을 때 행해졌다. 던지는 행동은 수컷과 암컷 모두에서 관찰됐으며 66%는 암컷 문어에 의한 것이었다. 또 투척의 약 절반은 짝짓기 시도 등 다른 문어와 상호작용을 하는 도중 혹은 그 전후에 이루어졌으며 약 17%가 명중했다.

몸의 색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문어는 공격성을 보일 때 어두운색으로 변한다. 투척 행동은 색이 어두울수록 강도가 세졌고 명중률도 높았다. 또 상대방도 몸을 움직이거나 다리를 던져진 물건의 방향으로 뻗는 등 투척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 관찰됐다. 다만 물건을 던지는 행위에 대한 반격이나 이를 계기로 문어끼리 싸우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일부 투척은 수중 카메라를 향한 것이었는데, 실수로 카메라를 서식지 등에 너무 가까이 가져갔을 때 특히 많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은 타마르 구트닉(Tamar Gutnick) 나폴리대 교수는 네이처(Nature)와의 인터뷰에서 "이 논문은 똑똑하기로 유명한 동물의 사회생활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문어 개체 간 상호작용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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