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 후 보유 주식 매각 논란 경영진 카카오페이 새 수장 내정
카카오페이 “회사 떠나는 류 대표 주식 재매입은 개인 판단”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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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회사를 떠나기 때문에 주식 재매입은 대표(류영준) 개인이 알아서 판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 개인의 문제다 보니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취할지는 언급하기 어려우며 다만 회사는 크루(직원)들과 함께 언급된 자사주 외에도 신뢰회복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

지난해 11월 3일 코스피 상장에 성공하면서 단박에 20조 원을 뛰어넘는 시가총액을 형성한 카카오페이는 국내를 대표하는 빅테크 종목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현재 카카오페이는 말 그대로 혁신적인 기술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4년 9월 간편 결제 서비스를 시작으로 출범한 카카오페이는 진화를 거듭해  송금과 청구서, 인증, 멤버십 연동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며 몸집을 불리면서 불과 7년 만에 코스피 상장 진입에 성공했다.

짧은 기간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거대해진 카카오페이가 최근 ‘먹튀 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지난해 11월 3일 코스피 상장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한 8명의 경영진이 스톡옵션으로 보유했던 주식을 약속이나 한 듯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스톡옵션으로 매수한 단돈 5000원짜리 주식은 코스피 상장을 통해 870억 원 규모로 껑충 뛰어올랐다. 발 빠르게 치고 빠지는 전략을 통해 거액을 챙긴 8명의 카카오페이 경영진 가운데 류영준 대표는 무려 400억 원을 챙겼다. 누군가의 돈벼락은 또 다른 누군가에는 손실에 따른 피눈물이었다.

여기에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대표에서 그룹격인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되면서 영전의 기회마저 생겼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곧바로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노조를 시작해 개인투자자의 공분이 거세지기 시작했고 언론과 여론은 카카오페이와 경영진을 겨냥해 연일 비난의 화살을 쏟아냈다.

언론과 여론의 뭇매가 거세지자 류 대표는 “상장사 경영진으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지만 한번 추락한 신뢰는 쉽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류 대표는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을 철회한 데 이어 카카오페이 대표에서도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함께 공동 매각에 나섰던 8명의 경영진 가운데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도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20일 카카오페이는 류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3인이 먹튀 논란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면서도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해진 기간까지만 근무한다고 전했다.

류 대표의 바통을 이어 카카오페이 새 사령탑에 신원근 부사장이 내정됐지만 문제는 신 내정자 역시 ‘먹튀 논란’ 8명의 경영진으로 지목되는 만큼 신뢰회복을 강조한 카카오페이와 최근 쇄신안 카드를 꺼내든 카카오의 진정성이 의심될 수 있는 대목이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먹튀 논란’의 류 대표를 비롯해 경영진 8명은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이하 CAC)에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CAC는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 신원근 부사장을 포함한 5명의 경영진이 잔류하고 상황을 수습, 추후 재신임을 받도록 권고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스톡옵션 행사에 관련된 5명의 임원진 재신임을 위해 회사는 크루(일반직원)와 함께 신뢰회복을 위한 협의체와 논의를 거쳐 새로 구성될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추가적인 신뢰회복 방안을 마련해 실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먹튀 논란으로 추락한 신뢰회복을 위해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로 내정된 신원근 부사장과 5명의 경영진은 자신들이 매각했던 주식을 재매입 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이번 ‘먹튀 논란’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받고 있는 류영준 대표를 비롯해 사퇴를 결정한 2명의 경영진의 주식 재매입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코스피 상장 한 달 만에 주식을 매각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는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 신원근 부사장의 주식 재매입결정에 류 대표와 달리 지분율이 낮은 만큼 매입 여부 확인이 어려울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호철 경제정책국 간사는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와 5인의 경영진이 매각했던 주식을 다시 사들인다고 하지만 일반 주주들이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했던 류영준 대표와 달리 지분율이 낮아 의무공시 사항이 아니며 이런 경우 객관적으로 확인이 쉽지 않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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