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동물원 연구팀 '단성생식 부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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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서부에 서식하는 캘리포니아콘도르는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이 지정한 멸종 위기종이다. 

캘리포니아콘도르의 번식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샌디에고동물원 연구팀이 "무정란에서 캘리포니아 콘도르가 부화했다"고 발표했다. 멸종위기 조류 중 단성생식이 확인된 첫 사례로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동물원 야생동물연합은 캘리포니아콘도르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30년 동안 911마리의 유전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이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두 마리의 캘리포니아콘도르가 '암컷 유전자'만을 가지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유전 정보 데이터베이스에서 부계 유전자를 가진 개체를 찾았지만, 부계 혈통은 아예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두 마리의 캘리포니아콘도르는 생물학적으로 아버지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즉, 암컷이 수컷 없이 혼자 2세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관련 논문은 미국유전학회지인 '유전학저널(Journal of Heredit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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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에 의하면, 조류의 단성생식 사례는 "수컷과 접촉할 수 없는 암컷 조류에서 매우 드물게 관찰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단성생식 개체를 부화시킨 암컷 콘도르 두 마리는 수컷과 함께 서식한 평범한 개체였기 때문에 "정말 놀라운 발견"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또 어미 한쪽은 11마리를, 다른 한 마리는 23마리를 교미를 통한 유성생식으로 부화시켰다. 심지어 이 중 한 마리는 단성생식 후에 다시 두 마리를 더 유성생식으로 번식시켰다. 

연구팀은 "단성생식 개체 발견은 캘리포니아콘도르에서는 처음이며, 수컷과 통상의 유성생식을 하는 조류에서도 최초의 발견"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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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콘도르는 최대 60년을 사는 개체도 있지만, 단성생식으로 태어난 개체 두 마리는 한 마리가 두 살 때인 2003년에, 다른 한 마리는 여덟 살인 2017년에 죽었다. 이는 정상적으로 태어난 개체보다 몸이 허약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분자유전학적 방법을 이용한 단성생식 개체 탐색은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일원인 올리버 라이더는 "이번 발견은 우리가 지금까지 확인하지 못했을 뿐 실제로는 다른 종에서도 단성생식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조류의 단성생식은 드물지만, 충류와 어류에서는 많은 종이 단성생식으로 번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또 2017년에는 수컷과 떨어진 암컷 상어가 유성생식에서 단성색식으로 번식 전략을 변경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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