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州, 모기 번식 막아 치명적 질병 확산 통제
지역환경단체, 지역생태계 교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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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감염을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의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 모기를 방사하는 실험이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집트숲모기는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황열병 등의 질병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이집트숲모기를 비롯한 모기의 서식 범위가 확산되고 있어, 감염 대책으로 모기 번식을 제어하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년간 당국의 실험 허가가 나오지 않았지만, 2020년 8월에 승인이 이루어져 2021년 5월 마침내 미국 플로리다에서 유전자 변형 모기를 풀어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OX5034'라는 명칭의 수컷 유전자 조작 모기는 영국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인 옥시텍(Oxitec)이 개발했다. 야생에 방출된 OX5034가 암컷과 교미해 낳은 새끼가 암컷이면 몸속에 축적된 특정 효소가 성장을 억제해 번식 전에 죽게 된다. 새끼가 수컷이면 동일한 유전자를 지속적으로 퍼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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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텍은 지금까지 브라질·파나마·케이만 군도 등에서 이집트숲모기를 박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해왔지만. 미국내 실험은 플로리다 지역사회의 반발로 여러 차례 무산된 바 있다. 회사가 실험 승인을 요청한 지 10년 이상이 경과한 2020년 드디어 승인이 이루어져 올해 본격적인 실험이 이루어지게 된 것. 

옥시텍 연구팀은 4월 하순 플로리다에 유전자 조작 모기 유충이 들어있는 상자를 설치해 5월 초 첫 번째 모기 방사 후 12주 동안 매주 1만 2000마리의 모기를 풀 예정이다. 또, 새로운 데이터 수집을 목적으로 한 2단계가 올해 하반기에 시작돼, 약 16주에 걸쳐 2000만 마리를 방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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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민들과 지역 환경단체들은 유전자 조작 모기가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모기 방사 장소에 살충제를 뿌려 이를 저지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환경단체는 이집트숲모기를 먹이로 하는 멸종위기의 새와 곤충 등에 영향을 미쳐 지역생태계에 교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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