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美MIT 연구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태양이나 LED 조명 등의 빛을 흡수해 어둠 속에서 빛나는 발광식물을 MIT 연구팀이 개발했다. 

잎에 특수 나노입자가 주입된 식물은 10초 충전으로 몇 분 동안 밝게 빛날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재충전할 수 있어 주목된다. 이 식물은 연구팀이 앞서 개발한 1세대 발광식물보다 10배나 밝은 빛을 생성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9월 8일자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ce Advances

MIT의 마이클 스트라노(Michael S. Strano) 교수 연구팀은 나노 기술을 식물 호흡과 광합성 과정에 접목해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는 '식물 나노생체공학'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팀이 2017년에 개발한 잎이 빛나는 식물은 반딧불이나 심해 생물의 발광 근원 물질인 루시페린(luciferin)과 발광 효소인 루시페라아제(luciferase)를 잎에 주입한 것. 발광에 필요한 에너지는 식물 자체의 대사로 생성되며, 문자 등을 읽기 위해 필요한 양의 1000분의 1 정도의 희미한 빛을 방출했다. 

이후 연구팀은 기술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지속해, 잎에 삽입한 나노입자로 빛을 모아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방출하는 식물을 새롭게 개발했다.

스트라노 교수는 "빛을 흡수해 그 일부를 저장하고 서서히 방출하는 입자를 갖춘 발광식물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2017년에 개발한 식물보다 빛의 지속 시간과 밝기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자 부품의 커패시터(capacitor,축전기)에 해당하는 나노입자를 개발하기로 했다. 

새롭게 개발된 나노입자는 스트론튬 및 알루미늄을 포함한 무기 화합물인 알루민산스트론튬(strontium aluminate)을 이용한 것이다. 

알루민산스트론튬은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흡수해 빛으로 방출할 수 있는 축광성 형광체다. 태양 빛이나 인공광원을 통해 에너지를 흡수하면 추가적 에너지 공급이 중단된 상태에서도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자체 발광한다. 생활가전 및 계기판·유도 표지 등 안전 기능 시설물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식물의 손상을 막기위해 알루민산스트론튬을 실리카(silica)로 코팅해 공기 통로인 기공(氣孔,stoma)에 주입했다. 직경이 불과 수백 nm(나노미터)인 나노입자를 기공을 통해 잎살을 구성하는 '해면상 조직' 틈새에 박막으로 축적하는 방식이다.

아래는 해면상 조직에 나노입자가 축적된 모습을 이미지로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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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촬영한 해면상 조직에 축적된 나노입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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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바질 ▲물냉이 ▲토란 ▲담배나무 ▲데이지 등 크기가 다른 다양한 식물에 이를 시도했고, 5종 모두에서 나노입자가 태양광 및 LED 조명 등의 빛을 광자(Photon) 형태로 축적해 서서히 방출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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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빛에 약 10초간 노출한 식물은 최대 1시간 동안 발광하며, 첫 5분간 특히 밝은 빛을 발한다. 식물은 최소 2주 동안 빛을 쪼이면 지속적으로 재충전이 가능하고, 나노입자 주입 후에도 광합성과 기공 역할이 정상적이었다. 사용된 식물에서 나노입자 60%를 추출해 다른 식물에 재주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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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식물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조명으로 이용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는 2017년 연구에서 사용한 루시페라아제 입자와 이번 축광성 형광체 입자를 결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오랜 동안 더 밝은 빛을 생성할 수 있는 식물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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