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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독일 연구팀이 "염분을 과다 섭취하면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에 이상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견했다. 논문은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게재됐다. 

독일 막스델브뤽 분자의학센터(MDC)의 도미니크 뮐러 교수 연구팀은 2015년에 "혈중 나트륨 농도가 상승하면 면역 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macrophage)의 전구체인 '감시형 단구(patrolling monocytes)'의 기능과 활성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염분으로 면역 세포에 이상이 발생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규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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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연구팀은 실험쥐와 인간의 면역 세포를 고농도 염분에 노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험 개시부터 불과 3시간 만에 면역 세포의 에너지 수준이 저하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구체적으로는 면역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아데노신 삼인산(ATP)을 합성하는데 사용하는 효소의 작용이 저해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체의 인산 대사 및 에너지 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ATP가 감소함에 따라 감시형 단구는 비정상적인 대식세포로 성장했다. 이에 대해 뮐러 교수는 "에너지 부족 상태의 식세포는 감염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지만, 이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염증을 악화시켜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현상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건강한 남녀 20명을 대상으로 피자 한 판을 전부 먹도록 하고, 식사 3시간 후와 8시간 후에 혈액 검사를 진행했다. 제공된 피자에는 약 10g의 염분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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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조사 결과, 3시간 경과 시점에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 ATP 합성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지만 8시간이 경과하자 정상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실험과 병행해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6g의 염분을 포함한 정제를 14일간 섭취하도록 하도록 했다. 해당 연구에서도 실험 기간 동안 참여자 면역 세포의 활동 저하가 나타났지만, 실험 종료 후에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과도한 염분이 면역 세포 에너지를 일시적으로 저하시키는 실험 결과에 대해 뮐러 교수는 "염분이 에너지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라는 것은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세포의 에너지 부족이 장기화되면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논문의 공동 저자인 마르쿠스 클라이네비트 박사는 "만성적인 염분 과잉 섭취 영향으로 떠올리는 대표적 이미지가 심혈관 질환이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염분이 면역 세포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면역 세포와 같은 중요 세포가 장기간에 걸쳐 비정상적으로 노출되면 면역 질환이나 혈관과 관절의 염증성 질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가 적혈구 이외의 거의 모든 세포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염분이 면역 세포 이외의 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조사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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