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어 미국에 엄포…中 희토류 최대 생산국
전문가 “중국 말고도 전 세계 풍부한 매장량”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희토류 생산량의 9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은 이 물질이 지구 곳곳에 풍부하게 매장됐거든요. 다만 중국이 집중적으로 대량의 생산에 나섰기 때문에 반도체 생산에 나선 국가들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을 뿐 충분히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윤태 지질학자)

지난해 12월 ‘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이유로 미국의 사주를 받은 캐나다 정부의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사장 체포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의 자존심 대결이 이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미중 무역전쟁은 포성만 없을 뿐 사실상 전쟁 국면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화웨이 멍완저우 부사장 체포 이후 전 세계 1위 상업용 드론 기업인 DJI에 이어 역시 전 세계 1위 CCTV 기업인 ‘하이크비전’까지 고강도 견제에 나서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심기를 자극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지난 1979년 개방 이후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국적 기업에 대한 견제에 돌입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다.

갈수록 점입가경 형국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상황을 지켜보면서 최근 중국이 미국을 압박할 수단으로 꺼내 든 히든카드인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라는 일반이네게는 다소 생소한 단어가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생활과학 전문 미디어 <데일리포스트>는 전 세계에서 95% 이상 희토류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과거 일본과의 분쟁에 이어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압박용 수단으로 앞세운 ‘희토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최근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 앞서 중국은 일본과도 ‘센카쿠 열도(尖閣列島)’ 분쟁으로 긴장감을 조성한 바 있다.

중국어선과 일본 순시선 충돌 사태에서 비롯된 ‘센카쿠 분쟁’은 그 첨예한 갈등 국면이 지속되면서 중국과 일본, 양국의 강경파 단체들이 ‘전쟁 발언’까지 쏟아지면서 중·일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물론 한 치 양보 없는 센카쿠 분쟁에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 중단을 비롯한 경제보복과 정치, 민간 교류 중단이라는 극약을 처방하며 일본을 압박했다.

반도체와 IT 분야에서 전 세계 독보적인 위치를 구가했던 일본은 전자제품 필수 소재인 희토류를 중국으로부터 공급받는 상황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선언은 센카쿠 분쟁에서 한발 물러서는 촉매제가 됐다.

전 세계 생산량의 95%를 차지하며 말 그대로 희토류 강국인 중국이 제시한 고강도 희토류는 그만큼 반도체 기술에 절대적인 소재다.

그렇다면 중국과 일본이 섬 하나를 둘러싼 장고의 영토분쟁을 단박에 종식시킨 희토류는 무엇이며 어떻게 사용되며 얼마만큼 높은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는 원소기호 57번부터 71번까지 란타넘(란탄)계 원소 15개와 21번인 스칸듐(SC), 39번인 이트륨(Y) 등 총 17개 원소를 총칭한다.

이 물질은 지구화학적 특성상 경제성이 높을 만큼 농축된 형태로 산출되지 않고 광물 형태로는 희귀하다. 때문에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 원소’라는 의미의 희토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희토류 원소를 포함한 광물 가운데 처음 발견된 것은 ‘가돌리나이트’다. 이 광물은 스웨덴의 위테르뷔에서 발견됐으면 많은 희토류 원소가 위테르비의 지명에서 기원한 이름이다.

사진설명=세계 희토류 매장국 현황 / 출처 = 미국 USGS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사진설명=세계 희토류 매장국 현황 / 출처 = 미국 USGS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5%를 차지하며 희토류 강국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 하지만 지난 1948년까지는 인도와 브라질이 희토류의 주요 생산지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1950년대 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신흥 희토류 주요 생산지로 급부상한데 이어 1960년와 1980년대가지 미국 캘리포니아 남주 마운틴패스 광산으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를 비롯한 미국의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이제 주요 생산국은 중국으로 바뀌었다. 중국은 현재 내몽골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수출이 가능할 막대한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다.

이동훈 화학공학과 교수는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며 열을 잘 전도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과 태양열 발전, 그리고 반도체 기술 등 생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재.”라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또 “희토류는 탁월한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희토류의 4번째 산화물인 ‘이트륨은 CRT를 비롯해 형광램프 등 형광체와 세라믹 기능 소재는 물론 초전도체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판 자원전쟁 원인인 희토류가 가장 많이 매장된 국가는 중국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매장량은 공식적으로 5500만 톤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희토류협회는 최대 1억 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뒤를 이어 독립국가연합(CIS)가 1900만 톤 규모이며 중국과 무역전쟁의 당사국인 미국이 1300만 톤으로 중국과 비교할 때 4000만 톤 격차를 보이고 있다.

[자원전쟁 시리즈] #2.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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