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Report] 일본 편의점 성장의 키워드...끊임없는 혁신
[Japan Report] 일본 편의점 성장의 키워드...끊임없는 혁신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9.01.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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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와의 갈등 고조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통계청이 12월 발표한 '서비스업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1989년 1호점으로 시작한 편의점 점포수는 지난해 기준 이미 4만개를 넘어섰다. 당초 음료와 과자 중심의 비교적 단순했던 상품도 최근 들어 다양한 도시락과 원두커피, 금융·택배서비스 등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액은 물론 본사 영업이익도 모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12월 4일 발표한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안’이 시행되면 출점거리 제한이 18년만에 부활해 과당 경쟁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숨통이 트인다 해도 이미 편의점 시장은 과밀화한 상태로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악화됐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마저 크게 오르면서 영업방식의 변화가 한층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보다 먼저 편의점 산업이 발달한 일본 편의점 업계는 24시간 운영을 시작으로 자사상품(PB)의 차별화, 질 높은 도시락과 디저트, 생활밀착형 서비스 등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무인편의점 및 편의점 독자 결제 서비스 도입 등 새로운 사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훌륭한 퀄리티의 음식과 편안한 휴식공간

일본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와 이에 따른 근거리 소량구매 패턴이 확산되며 급성장을 거듭했고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 베이비 붐 세대 은퇴로 장년층과 노년층을 위한 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편의점이 외국 관광객에게까지 ‘핫 플레이스’로 부상한 것은 단연 음식의 놀랄만한 퀄리티다. 도시락, 샌드위치, 디저트까지 다양한 종류는 물론 편의점 상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나 점포수는 이미 6만개에 달하고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대형 3사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형적인 과점 시장이며 성장세도 꺾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양질의 음식들은 국내보다 일찍 성장한 일본 편의점들이 포화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일부 편의점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휴식공간과 편의점을 합친 이색공간이 등장했고 넓은 공간이 있는 카페 형식 편의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입지한 장소에 따라 매장의 배치와 인테리어를 달리해 소비자들과 친밀감을 쌓는 ‘보다 편안한’ 편의점을 지향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다양한 시도로 돌파구 모색

최근 일본 편의점 업계가 직면한 새로운 화두는 사회 고령화와 인구 감소다. 특히 노인 인구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2006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금융자산의 60%를 60세 이상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각 편의점은 노인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노인 대상의 배달서비스는 이미 보편화됐고 농촌 지역에는 트럭형 ‘이동식 편의점’이 등장했다. 세븐일레븐은 몇년 전부터 ‘단지 주민을 위한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외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을 위한 식사배달 서비스와 생활용품 구입 등을 통해 주민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자판기 편의점‘도 확산되고 있다. 당초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도입해 왔던 자판기 편의점은 성장 정체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오니기리(주먹밥)와 빵 같은 편의점 상품을 취급하는 자동판매기 설치를 늘려 2019년 2월까지 오피스빌딩이나 학교 등에 1000여대를 신설할 계획이다.

일본 편의점은 노인의 ‘건강’까지 챙기고 있다. 약국과의 제휴 및 의약품 취급이 확대되고 있다. 로손은 편의점 내부에 간호 상담 창구를 설치하고 특정시간에 상주 약사에게 조제약을 살 수 있는 ‘케어 로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한 지속적인 행보

주목할 점은 국내 편의점들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재난안전센터 ▲지역 치안 ▲공공복지 네트워크 ▲주민 소통 공간 제공과 같은 여러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난안전센터 역할은 이미 입증됐다. 구마모토지진 및 동일본 대지진 당시 편의점은 주민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고 지원식량과 응급용품 등을 배포하는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호우나 태풍 피해 지역에 직접 본사 직원을 파견해 일손을 돕도록 하거나 배려하기도 한다.지역사회의 치안을 살피는 방범 역할도 주요 활동 가운데 하나다. 특히 SS(Safety Station) 활동을 통해 위급한 상황에서 편의점에 피신하도록 하고 곧바로 신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각 지역별로 SS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 일본판 '아마존고'....무인편의점 대응도 속속

한편 최근 일본 편의점 업계는 일손 부족으로 무인계산대 도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5대 편의점은 오는 2025년까지는 전 점포에 무인계산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12월 NHK는 일본 편의점 업계가 인력난으로 얼굴인증 시스템 기반의 무인편의점 실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세븐일레븐과 NEC가?공동으로 '무인 계산대 시스템'을 개발해 우선 도쿄 미나토구 소재 NEC 입주 건물의 점포에서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점포 입구에 얼굴인증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설치, 사전 등록한 사람(이용객)이 구입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한 뒤 해당 카메라가 탑재된 단말에 얼굴을 인증하면 지불이 끝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필요한 인력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향후 세븐일레븐은 실증실험 기간을 거쳐 소형 점포를 대상으로 시스템을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로손은 이미 지난해 4월 일부 점포에서 이용객이 전용 앱을 통해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지불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100개 점포로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편의점, “질적 성장에 주목해야 할 때

국내 편의점 역시 최근 1인 가구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것을 넘어 ATM과 같은 금융서비스는 물론 세탁과 택배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을 거듭해온 편의점 업계의 미래는 밝지 않다.

이미 출점 경쟁으로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인데다 인구대비 편의점 수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인구 대비 점포 수에서 편의점 선진국인 일본을 앞질렀다. 최근 들어 일부 편의점 업체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국내 시장 포화로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편의점 수는 전년대비 14% 증가했으며 전체 시장성장률 또한 14%로 점포당 매출은 증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주목할 사실은 국내 편의점 점포당 매출은 일본의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양적 확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질적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 역시 앞으로 국내 편의점이 ▲1~2인 가구 확대 ▲소량 및 간편 규매 선호 확대 ▲PB 등 상품 믹스 개선 ▲생활밀착형 서비스 확대 등에 힘입어 지속적인 산업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편의점 업계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일본 편의점 업계의 새로운 시도와 확장성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성장이 멈췄다고 판단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고객 입장에서 주변을 돌아본 일본 편의점 업계의 생존 철학은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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