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비트코인의 독무대였던 가상화폐 시장에 판도 변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가상화폐의 맏형격인 비트코인(Bitcoin)이 가상화폐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지난 3월말 90%대 정점을 찍었지만 최근 40%까지 추락하면서 1강 체제에 적색등이 켜진 것이다.

최근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가상화폐는 이더리움(Ethereum)과 리플(Ripple)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지 세력의 내분 및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한 이미지 하락까지 겹쳐 최근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몇 가지 기술적 문제까지 불거지자 2015년 등장한 이더리움이 불과 2년 사이에 추격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 비트 브릿(닉네임)은 "8월전에 보유한 비트코인을 절반으로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3년전부터 가상화폐에 투자해 왔으나 8월 1일 비트코인 진영이 분열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다.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1일 3000달러를 돌파했지만 분열 우려가 대두되면서 한때 2500달러를 밑돌았다.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비트코인 시가총액 대비 70%에 육박한다.



비트코인은 인터넷에 연결된 복수의 컴퓨터로 거래를 기록해 공유하는 블록체인(분산 거래장부) 방식으로 관리된다. 거래기록은 채굴자로 불리는 민간사업자가 담당하며, 블록체인 이용자는 채굴자에게 수수료를 지불해 거래를 확정 받는다.

올해 들어 가상화폐 붐이 일면서 거래량이 급증했다. 이에 거래확정에 시간이 걸리게 되면서 일부 이용자를 중심으로 비트체인의 거래기록 용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이른바 Block size debate 문제가 야기됐다.

수수료 감소를 우려한 채굴자의 미온적인 태도 속에서 이용자측은 내달 1일 비트코인 플랫폼을 BIP148로 명명된 프로토콜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을 발표했다. 수수료 인하와 거래 속도 향상이 예상되지만, 업그레이드로 인한 위험요소도 있어 거래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큰 문제는 분열로 인한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거래소는 8월 1일 전후로 비트코인의 거래를 일시중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러한 논란 속에 수혜자는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통화로, 코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높은 이더리움의 가격은 최근 3개월 동안 거의 8배 상승했으며, 리플은 30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이 가상화폐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30%까지 확대됐다고 한다.

그러나 음식점이나 상점 등에서 실제 결제까지 활용되는 가상화폐는 아직 비트코인이 압도적이다. 이더리움의 매장 결제는 올해 여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될 될 전망이다. 코인마켓캡 계자는 “리플은 주로 은행 간 송금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개인이 구입해도 거의 쓸모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1일 美거래소 ‘GDAX’에서 300달러 안팎으로 거래되던 이더리움이 순간적으로 0.1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대규모 매도주문을 계기로 매도가 매도를 불렀기 때문이다. 몇 분 후 회복하기는 했지만 가상통화 시장은 여전히 ??미성숙하며, 가격 변동폭이 커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4차 산업 혁명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불리는 가상화폐지만, 수주일 안으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추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800 종류에 가까운 가상통화의 판도는 당분간 신중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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