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eur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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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뇌신경 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는 두뇌와 컴퓨터를 물리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9월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현지 매체는 뉴럴링크가 공식 사이트상에서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기 위한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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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상은 사지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로봇을 이용해 뇌에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칩을 외과적으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머스크 CEO는 BCI 기술을 통해 향후 질병 치료를 위한 컴퓨터 칩 이식 수술을 용이하게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 안전성 우려와 불법 동물 실험으로 임상 늦어져 

뉴럴링크는 2020년 이미 뇌 임플란트용 칩 '링크(Link)'와 뇌에 칩을 이식하기 위한 수술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 5월에야 드디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을 승인받았다. 

승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은 FDA가 뉴럴링크의 디바이스를 가장 위험한 클래스III 의료기기로 분류하고 있어, 안전성과 관련된 엄격한 규제 장벽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에도 FDA는 안전성 문제로 뉴럴링크의 승인 신청을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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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임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축적된 동물 실험 데이터다. 뉴럴링크는 이 과정에서 불법 동물 실험과 관련된 여러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특히 2022년 12월 뉴럴링크가 불법적인 동물 실험을 반복했다며 동물애호단체가 뉴럴링크를 고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로이터가 소식통으로부터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2018년 이후 2022년 말까지 진행된 동물 실험을 통해 280마리 이상의 양을 포함해 약 1500마리의 돼지와 원숭이 등 동물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뉴럴링크 내부 문서 수십 개를 확인하고 20명 이상의 전·현직 관계자를 인터뷰했다는 로이터는 사내에서 실험 실패가 거듭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동물의 죽음도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개발 가속화를 위해 압력을 가하는 머스크 CEO의 독단으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많은 동물이 죽고 있다는 직원들의 우려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동물복지법에서는 기업이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의 수를 정하지 않고 있으며, 언제 어떻게 동물을 실험에 사용할 것인지는 연구팀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논란이 거세지자 뉴럴링크는 동물복지법 위반 가능성으로 전례 없이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7월 미국 농무부는 뉴럴링크가 신고한 2019년 이전 동물실험 사례 외에 그 이후부터는 규정 위반이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마비환자 대상

19일(현지시간) 뉴럴링크는 블로그를 통해 "의학연구윤리위원회(IRB)로부터 신체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뇌 이식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며 임상시험 모집 공고를 게시했다. 

실험은 경추 척추 손상 및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등으로 마비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시작일부터 임상 완료까지 약 6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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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는 완전 매립형 BCI 기반의 이번 임상을 'PRIME Study(Precise Robotically Implanted Brain-Computer Interface)'라고 이름 붙였다. 

BCI 이식의 초기 목표는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나 키보드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임상에서 뉴럴링크는 '운동 의도(intention to move)'를 제어하는 뇌 영역에 미세하고 유연한 실을 이용하여 외과적으로 BCI칩을 이식한다. 이식된 칩은 뇌 신호를 기록해 이를 운동 의도를 분석하는 앱에 무선 송신한다.  

뉴럴링크의 혁신적 기술이 성공한다면 몸에 불편을 안고 있는 사람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뉴럴링크 실험 중 사망한 동물 사례도 있어 이식에 대한 안전성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불안감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FDA는 안전성 문제로 총 10명의 BCI 이식 계획을 축소하는 방안을 놓고 마지막까지 논의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뉴럴링크는 임상 대상자 규모와 수술 진행 병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상업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는 "BCI 장치의 안전성이 입증되더라도 상업적 허가까지 최대 10년 가까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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