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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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의 저명한 암치료센터 시티오브호프 연구팀이 증식세포핵항원(PCNA)을 표적으로 한 분자 'AOH 1996'의 동물 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AOH1996은 암세포 DNA 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CNA를 표적으로 모든 고형 종양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셀 케미컬 바이오로지(Cell Chemical Biology)'에 게재됐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의 유전자에 생긴 이상으로 정상 범위를 넘어 자율적으로 분열과 증식을 반복해 체조직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친다. 암 환자에 대한 항암제 및 면역요법 등의 치료가 이루어지지만, 암세포는 변이를 통해 치료 내성을 획득하고 재발을 반복할 수 있다. 

시티오브호프 분자진단·실험치료학부 교수 린다 말카스(Linda Malkas) 박사는 20년에 걸쳐 암세포의 DNA 복제 및 복구에 필수적인 단백질 PCNA를 표적으로 한 암 치료제 'AOH 1996'를 개발해 왔다. PCNA는 모든 세포에 존재하기 때문에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 PCNA만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이 개발될 수 있다면 다양한 암세포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ell Chemical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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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70종 이상의 암세포와 정상 세포(대조군)에서 AOH1996의 항암 활성을 테스트한 결과, AOH1996은 암세포의 생식 주기를 방해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AOH1996은 암세포의 DNA 복제를 막아 아포토시스(Apoptosis·세포가 생리적 조건에서 사멸하는 현상)를 일으킨 반면, 정상적 줄기세포의 생식 주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 신경아세포종·유방암·소세포성 폐암 중 하나에서 유래된 악성종양을 가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매일 AOH1996을 투여한 쥐의 체내에서 대조군과 비교해 종양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OH1996을 투여받은 쥐는 부작용에 의한 사망이나 체중 감소 등도 나타나지 않았다.  

말카스 박사는 "PCNA는 여러 개의 탑승구가 있는 주요 항공사의 터미널 허브와 같다. 이번 데이터는 암세포 상에서 PCNA가 특이적 변화를 보인다는 사실을 시사하며, 이를 바탕으로 암세포 PCNA만을 표적으로 공격하는 항암제를 개발했다. 이 표적 항암제는 주요 항공사 허브를 폐쇄하고 암세포를 운반하는 비행편만 결항시키는 눈보라와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티오브호프 연구팀은 이미 암 환자에게 AOH1996을 투여해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실험 참여자는 표준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성인 암 환자이며, 하루 2회 빈도로 경구 형태로 AOH1996을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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