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화성 유기 화합물 분석 결과 공개
황산염·탄산염·규산염 등으로 구성된 유기 분자로 확인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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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최근 활발하게 탐사가 진행되고 있는 화성은 대기가 지구의 1% 정도에 불과하고 물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황량한 행성이다. 하지만 수십억 년 전 화성은 두꺼운 대기로 둘러싸인 수심 100~1500m의 '바다'가 존재하는 물이 풍부한 곳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성의 물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취를 감추었다. 미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촬영한 화성 표면 사진을 봐도 황량한 대지가 끝없이 펼쳐진 모습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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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의 암석과 분화구에서 유기 화합물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수난다 샤르마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퍼서비어런스가 다양한 종류의 유기 분자에 대한 증거를 화성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Jezero) 분화구'에서 찾아냈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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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를 포함한 유기 화합물은 일반적으로 수소·산소·질소·인·유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기 화합물은 생명의 구성요소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유기 화합물은 지질학적 요인 등 생명 활동과 관계없는 과정에서 생성될 가능성이 있어 생명 존재의 명확한 증거라고는 볼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유기물 종류와 생성 프로세스 규명이 화성 생명체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NASA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도 지난 2013년 암석 가루에서 유기물을 발견한 적이 있다.  

연구팀은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분광계 'SHERLOC(The Scanning Habitable Environment with Raman & Luminescence for Organics & Chemicals)'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2m에 달하는 퍼서비어런스 로봇 팔에 장착된 SHERLOC는 카메라·분광계·레이저 측정기를 이용해 유기물과 광물을 측정하고 촬영한다. 레이저 측정기는 광물 속 분자 조사가 가능하며, 라만 분광법 분석을 위한 장비도 탑재되어 있다. 

이러한 기능을 활용하면 유기 화합물 속 분자 특정까지는 어렵지만, 어떤 종류의 분자가 존재하는지는 알아낼 수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2021년 2월 유기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화성 분화구 '예제로'에 착륙해 SHERLOC를 이용해 지질학적 조성 조사와 광물 채취 등을 진행했다.

퍼서비어런스가 분석한 곳은 예제로 분화구의 마즈(Maaz)와 세이타(Setah) 부분이다. 연구팀이 SHERLOC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암석을 분석한 결과, 관측된 10개 샘플 모두에서 약 23억년~26억년 전 생성된 유기 화합물 흔적을 검출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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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마즈 자연 암석에서는 칼슘·황산염이 합쳐진 백색 결정이 발견됐다. 세이타 표면에서는 칼슘과 황산염, 마그네슘과 황산염이 합쳐진 유기물이 검출됐다. 이외에도 규산염·탄산염·과염소산염·인산염 등을 라만 분광법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화성 여러 장소에서 검출된 유기 화합물 존재는 이 행성에서도 복잡한 지구 화학적 순환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물에 의한 퇴적 혹은 물에 의한 암석의 화학 변화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수십억 년 전 북반구 대부분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화성 상상도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SA
수십억 년 전 북반구 대부분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화성 상상도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SA

연구팀에 따르면 SHERLOC로부터 얻은 데이터만으로는 유기 화합물 종류의 구체적 특정 및 암석 생성에 생물이 관여했는지 등은 파악할 수 없다. 상세한 조사를 위해서는 암석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한편, 2021년 2월 화성 표면에 착륙한 퍼서비어런스는 NASA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용 로버로 '인내'라는 뜻이다. 1997년 미국의 첫 화성 로버 소저너를 비롯해 스피릿·오퍼튜니티(2004년), 큐리오시티(2011년)의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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