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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을 비롯해 공사 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 애완동물 울음소리, 사이렌 등 현대인들은 다양한 소음에 시달린다. 이러한 소음은 활동 방해나 사회적 영향뿐만 아니라 두통·어지러움·노이로제 등의 건강 피해로 이어진다, 

최근 생물학적 소음 영향 국제위원회(ICBEN)는 "소음으로 초래되는 건강 피해는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건강상 피해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소음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소음을 '국민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위험'으로 분류했으며, 유럽환경청(EEA)은 소음을 대기오염 다음으로 공중위생에 가장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공해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음에 의한 건강 피해는 경시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많은 연구자와 의사 등이 이러한 현상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선 연구를 통해 소음으로 인한 건강 피해로 두통·어지럼증 외에 난청·이명·소리에 대한 과민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소음으로 인해 심혈관 장애 발생 및 악화, 제2형 당뇨병, 수면 장애, 기억 장애, 주의 결함 등을 포함한 심신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소음은 아이의 학습 지연이나 저체중아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에서는 만성적인 소음 피해로 매년 4만8000명의 새로운 심장병 환자가 발생하며, 650만 명의 수면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하버드 필그림 헬스케어(HPHC)의 피터 제임스 박사는 "미국에서 소음 문제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정량화하는 것은 측정 환경과 감시가 불충분해 어렵다"며 "미국 정부는 1980년대 이후 소음 제어나 연구에 대한 자금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박사에 따르면 소음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조사하는 데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거주 장소다. 이에 제임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정확한 위치정보와 건강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센서와 앱을 이용해 실험 참가자들의 입력을 바탕으로 건강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환경 보건 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발표한 2017년 조사에서는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 혹은 유색인종의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소음으로 인한 건강 피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2017

제임스 박사는 "과도한 소음에서 벗어날 책임이 개인에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은 소음이 대뇌피질에 대한 편도체 활동을 활발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편도체의 과도한 활동은 스트레스로 인한 심혈관 질환이나 대사성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유사한 환경의 조용한 곳에 사는 사람들보다 뇌졸중 위험이 7% 높다는 연구 결과와 스위스 취리히공항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야간비행 소음에 노출된 이후 사망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아래 그래프는 세로축이 사망률, 가로축이 사망 2시간 전에 노출된 소음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주황색은 여성, 하늘색이 남성을 나타낸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uroupean Heart Journal 2020

▲All cardiovascular diseases(모든 심혈관 질환) ▲Ischemic heart diseases(허혈성 심질환) ▲Myocardial infarction(심근경색) ▲Heart failure(심부전)는 남녀 모두 소음 수준 상승이 사망률의 증가와 연관성을 보였다. 또 Arrhythmia(부정맥)의 경우 여성 사망률이 소음 수준 상승과 함께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심장전문의 마이클 오스본(Michael Osborne) 박사는 "특히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거나 그 위험이 있는 환자가 스트레스 원인을 소음이라고 말하는 경우, 우선 환자의 생활환경에서 소음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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