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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13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인도는 주로 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중국 제조사의 최대 시장 중 하나다. 

하지만 이제 인도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형 스마트폰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인도 정부가 1만2000루피(약 20만원) 미만의 저가 중국산 스마트폰 판매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제보자 증언을 인용해 블롬버그통신이 보도했다.

◆ 인도,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 판매 금지 정책 추진

중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봉쇄가 자주 발생하면서 국민 소비 행태에도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제조사들은 성장 동력을 해외시장에서 찾고 있으며, 특히 샤오미(Xiaomi)나 리얼미(Realme) 등의 제조사는 저가 스마트폰 세계 2위 시장인 인도에 대한 의존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분기별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의 3분의 1이 150달러 미만이며, 이 가운데 최대 80%가 중국 제조사가 출하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침체된 인도 국내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적이며, 샤오미·리얼미·트랜션홀딩스 등에 상당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중국업체 타격 불가피...내수 확대 목적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인도는 샤오미의 저가 스마트폰 판매의 핵심 시장으로, 인도에서 판매되는 샤오미 스마트폰의 66%가 1만2000루피 미만 가격대다.

인도에서 1만 2000루피 미만의 중국 스마트폰 판매가 금지될 경우 샤오미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연간 11~14%, 대수로는 2000만~2500만대 감소하고 매출액도 4~5%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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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는 라바(Lava)와 마이크로맥스(MicroMax)와 같은 현지 업체들이 전체 매출의 약 50% 수준을 차지했지만 중국 제조사의 알뜰폰이 대거 유입되면서 점유율을 빼앗겼다. 중국 제조사의 배제가 현실화되면 인도 기업이 경쟁력을 되찾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 위치를 점한 중국 업체에 대해 인도 과학기술부 장관이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는 등 정부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오래전부터 중국 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샤오미와 오포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세무비리와 자금세탁 등의 의혹으로 감시를 받고 있다. 또 비공식이긴 하지만, 과거 통신사업자에 대해 화웨이(Huawei)나 ZTE의 통신 장비를 배제하도록 명령한 적도 있다. 

중국과 인도 사이에서는 히말라야 산맥 국경지대에서 종종 군사 충돌이 일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량의 중국 앱이 인도 내에서 사용이 금지되는 등 인도 정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중국 기업의 1만2000루피 미만 스마트폰 판매 금지에 대해서는 비공식 경로로 제조사에 전달될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공식적으로 정책을 발표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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