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퇴치법 개발 나선 과학자…모기의 최대 천적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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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과학이 이렇게 빨리 발전하는데 모기를 퇴치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도 나오지 않을까요? 더위보다 더 무서운 모기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짜증이 밀려오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 박OO씨)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동남아시아의 우기(雨期)를 한국으로 옮겨 놓은 듯 보름 남짓 장마의 기승이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것이다.

하늘이 정해준 계절이야 어쩔 수 없다만 온 몸을 감싸는 끈적이는 땀방울의 입자와 함께 밤새 앵~앵 대며 괴롭히는 모기의 집요함에 멘탈은 무너지기 일쑤다.

이른 더위를 잊게 하는 장마가 시작됐다. 연일 비가 내리는 것을 제외하면 제법 선선함에 기분이 상쾌하다. 하지만 이제 곧 다가올 장마 뒤 찜통더위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가마솥더위도 더위거니와 높은 습도에 열대야까지 겹치면서 동반하는 ‘작은 악마’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도대체 숨을 곳이 없다.

오후 내내 뜨겁게 달궈졌던 집안을 벗어나 산책에 나서면 어김없이 목덜미와 다리에 슬그머니 내려앉은 모기라는 녀석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침을 꽂고 흡혈하다 ‘아차’ 싶어 눈을 돌릴 때면 약을 올리듯이 잽싸게 달아난다.

가려움이 밀려오면서 물린 부위를 벅벅 긁을 때마다 이 모기라는 녀석이 얄밉다. 침 방울 보다 작은 날개짓을 하며 앵앵 대는 모기를 잡고 싶지만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모기 때문에 눈에 핏발이 서고 짜증이 밀려온다.

도대체 얼마나 됐을까? 인간은 매년 모기와 반복적인 전쟁을 펼치고 있지만 10에 1번 이길까 말까다.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인간은 오랫동안 다양한 연구에 나섰다. 지금은 유물이 된 모기향을 비롯해 냄새 독한 스프레이를 앞세워 대응에 나섰지만 그럴수록 모기는 내성이 강해지고 더욱 지능화되고 있다.

오랜 역사 동안 인간을 괴롭혀온 모기와의 전쟁, 여름밤이면 한결 더 불쾌하게 만드는 모기라는 녀석을 퇴치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인간이 머문 자리에는 어김없이 존재하는 곤충이 있다. 바퀴벌레, 파리는 그나마도 양반이다. 더러운 세균을 옮길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인간을 괴롭히지는 않으니 말이다. 반면 모기는 인간은 물론 모든 생명체의 피를 흡혈하며 생존하고 번식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모기 퇴치를 위한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했다. 아마 대다수 가정마다 하나씩 보유하고 있는 파리채 모양의 전류가 흐르는 ‘전기 모기 채’를 꼽을 수 있다. 모기 뿐 아니라 하루살이 등 곤충이 운집한 곳을 향해 휘두르면 ‘타닥~’하고 불꽃이 튀며 전기충격에 모기는 죽는다.

이뿐 만이 아니다. 재래시장과 음식점을 비롯해 거리 곳곳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푸른빛의 모기 유인 ‘등(燈)’이라는 수식어의 ‘유문등’은 모기는 물론 불나방 등 야행성 곤충을 유인해 그물에 가두거나 전기로 태우는 이른바 ‘모기 지뢰’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사용된 사례는 없지만 첨단 혁신 기술을 적용한 모기 퇴치 기술도 개발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기를 대량 살상할 수 있는 레이저 총을 개발한 바 있다. MS 연구원들이 인텔렉추얼 벤처스 기업을 설립해 지난 2010년 모기의 날개소리를 인식해 레이저로 모기를 태워 죽이는 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스타워즈 총’으로 불렸던 이 장치는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를 없애기 위해 개발됐으며 실전에 배치되면 건물 주위를 모기로부터 보호하는 보호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행은 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초음파를 이용해 모기 퇴치를 시도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청은 수컷 모기의 날갯짓 소리인 약 1만 2000Hz보다 높은 4만 2000Hz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제거했다.

장순식 강남구청 방역팀장은 “물을 1초당 4만 2000번 진동시킬 때 발생하는 거품이 장구벌레의 몸에 닿아 마치 폭탄처럼 터지면서 장구벌레를 죽이고 정화조나 집 수정에 이 장치를 설치했을 때 95% 이상 장구벌레를 죽이는 퇴치 능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인간과 모기의 전쟁이 고도화되면서 모기 퇴치를 위해 고도화된 기술을 동원하는 반면 모기 역시 지능화되고 있다. 과거 모기약으로 알려진 전기 모기약이나 모기향, 스프레이성 모기약에 힘을 잃었던 모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성이 강해졌다.

특히 과거 습한 하수구나 수풀, 낮은 저층 지대의 주택에서 기승을 부렸던 모기들은 이제 인간 또는 반려견에 조심스럽게 붙어 앉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고층까지 침투하기도 한다.

주부 이용선(가명·38) 씨는 “47층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데 모기가 집안에서 활개치고 다닌다.”며 “도대체 어떻게 고층까지 날아오르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엘리베이트에 보니 모기들이 삼삼오오 모여 허공을 맴돌고 있는 것을 보니 인간을 따라 들어오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날로그적인 모기향과 분사형 모기약, 그리고 전기채까지 다양한 기술이 발전되고 있지만 매년 여름 어김없이 몰려오는 모기를 효과적으로 퇴치하기는 여전히 요원하다. 어쩌면 모기와 인간의 전쟁은 인류가 종말할 때까지 진행되지 않을까?

지긋지긋하게 인간을 괴롭히는 모기, 그렇다면 모기의 가장 큰 천적은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레이저 총도 아니다, 내성을 강하게 만든 모기향도 아니며 ‘치직’거리는 전기채도 아니다.

곤충생태계연구소 김현태 연구원은 “모기의 최대 천적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약품이나 기계가 아닌 또 다른 곤충인 잠자리를 비롯해 애벌레나 물땡땡이이며 이들은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잡아먹는다.”며 “특히 모기의 가장 강력한 천적은 박쥐인데 박쥐는 하루에 최대 3000마리 이상의 모기를 잡아먹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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