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재실사 거부 실망”…산은 “계약무산 책임 현산”

ⓒ데일리포스트=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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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현산(HDC현대산업개발)이 지속적으로 재실사 요구 의도를 알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계약이 무산되면 법적 책임은 당연히 현산에 있습니다.” (지난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 중 이동건 산업은행 회장)

정상적이라면 이미 지난 4월 인수가 종료됐을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의 투명하고 정확한 진단 없이 인수에 나설 수 없다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계약해제를 주장하고 나선 금호산업간 갈등이 이제 채권단 산업은행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매각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미 2500억 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했지만 안정적인 인수를 위한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며 거래 무산 책임을 현산에게 돌리고 나선 금호산업과 채권단 산업은행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현산은 6일 각 언론사를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재실사에 대한 필요성과 진정성을 왜곡하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제만을 주장하고 나선 금호산업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성토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인수계약 체결 이후 약 8개월 간 기업결합 신고 및 인수자금 조달 등 인수절차를 위해 노력했지만 매도인(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측이 계약 불이행의 책임을 인수인(현산)에게 돌리고 있어 큰 실망감을 내비쳤다.

자료에 따르면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적인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를 포함해 회사채·ABL 발행 및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총 1조 7600억 원을 조달하고 연간 460억 원이라는 금융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산의 지속적인 재실사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만남을 거부하며 진정성 없는 행보를 일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투명하고 정확한 재실사를 요구하고 나선 현산은 지난달 24일 금호산업과 채권단을 상대로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등에 대한 재실사를 12주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산이 제안한 12주간에 걸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산의 재실사 요구는 절차를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이며 계약이 무산되면 모든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면서 “금호와 채권단은 이 문제에 있어 하등 잘못한게 없기 때문에 현산에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못을 박았다.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한 재실사 요구에 대해 산업은행이 공개적으로 아시아나항공 계약 무산의 책임을 현산에게 돌리고 있는 대목이다.

현산 관계자는 “정당한 재실사 요청에는 일정 응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즉각적인 인수만을 강요하며 계약 불이행 책임을 매수자에게 전가하는 매도인 측의 행동이 과연 책임있는 행동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와 국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변함없는 의지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미래를 위한 진정성 있는 재실사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채권단(산업은행)은 적극적으로 응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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