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폐 이식은 말기 폐 질환 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이식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지만, 여전히 장기 기증은 부족한 상황이다. 힘들게 기증자를 찾아도 80%의 폐가 폐기된다. 폐가 예민하고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적출해도 이식이 불가능한 사례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과 밴더빌트 대학 연구팀이 심각하게 손상된 사람의 폐를 살아있는 돼지와의  장기 '교차 순환' 기술을 통해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Nature Medicine

이식에 사용하는 폐의 기능을 유지하는 기존 이식 기술로는 기증자의 폐에 산소와 영양분을 주입하는 기능을 돕는 생체외폐순환법(EVLP)이 대표적이다. 적출한 폐는 6~8시간 안에 이식을 실시해 혈류를 재개시킬 필요가 있지만, EVLP를 이용하면 적출~이식까지의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연구팀은 폐의 장기 이식 적합도를 올리기 위해 지난 8년간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왔다. 그리고 지난해 손상된 돼지의 폐를 체외에서 다른 살아있는 돼지와 연결하는 '교차 순환'으로 회복된 사례를 확인한 바 있다.  

새롭게 발표한 논문에서는 돼지의 폐 뿐만 아니라 사람 폐의 회복 사례를 소개했다. 실험 대상은 EVLP 이식 수술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사람 폐로, 면역억제제를 투여한 돼지와의 교차순환 기술로 폐 기능 대부분이 회복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EVLP(왼쪽)로 실패한 폐와 교차 순환(오른쪽)으로 회복된 사람의 폐

먼저 사람 폐에 인공호흡 장치를 부착해 산소를 공급한 후, 살아있는 돼지의 목 부위 혈관을 연결해 혈액을 공급했다. 24시간이 지나자 놀랍게도 손상된 폐들이 소생했다. 구체적으로 세포 생존력, 조직의 질, 염증 반응 및 가장 중요한 호흡 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돼지 대신 사람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사람의 혈액을 순환시킨다면 손상 부위의 회복 후 이식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