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CES 2020] #4. 먹거리산업 판도 바꾸는 '푸드 테크'
[WOW! CES 2020] #4. 먹거리산업 판도 바꾸는 '푸드 테크'
  • 손지애 기자
  • 승인 2020.01.10 0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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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도 동물과 환경 위한 채식주의 ‘열풍’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임파서블푸드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임파서블푸드

[데일리포스트=손지애 기자] 지난 2016년 미국에서 공개된 콩으로 만든 식물성 소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 Burger)'는 진짜 소고기 같은 모양과 맛, 향을 제공해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됐다. 말 그대로 '불가능한(impossible)' 햄버거의 등장이었다.

현재 임파서블 버거는 미국 버거킹을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등 1만 7000여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팔리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다. 특히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돼지를 먹지 않는 유대교, 이슬람교도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전 세계 채식주의자 수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콩 같은 식물을 이용한 ‘대체육’이 점차 식단을 파고들고 있다. 대체육은 채식주의자들만을 위한 희소식이 아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동물보호' 등 환경 운동가들 사이에서도 대체육 섭취는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육류는 생산 단계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 같은 대체육의 인기는 곡물보다 20배 이상을 배출할 정도로 환경 파괴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대체육의 인기는 육류 소비를 줄여 지구를 지키자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세계 대체육 시장규모가 2013년 137억3000만 달러(약 15조 9000억원)에서 2018년 186억9000만 달러(약 21조 6000억원)까지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 8일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 시장은 향후 10년 내 최대 1400억 달러(약 1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CES에서도 '미래식품'으로 각광

IT, 가전 기술을 조명하는 CES 2020 전시회에서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대체육이 주목받았다. 지구를 살리고 환경을 지키는 '식품 기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도 '2020년을 대표할 다섯 가지 기술 트렌드'로 '식품의 미래'를 꼽았다.

특히 임파서블 버거를 개발한 미국 기업 임파서블푸드가 이번에는 식물 기반 돼지고기 대체육 '임파서블 포크(Impossible Pork)'를 공개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flickr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flickr

이 기업의 비결은 대두에서 추출한 '헴(heme)'에 있다. 이 헴 단백질이 고기의 붉은 빛을 낸다. 콩 뿌리 안의 뿌리혹에서 헴을 만드는 유전자를 뽑아낸 뒤 이를 맥주 효모에 주입해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헴을 생산했다.

임파서블 포크로 만든 미트볼, 소시지 등을 맛본 기자 등 CES 방문객들은 "진짜 돼지고기 맛과 똑같이 맛있다", "씹는 식감은 좀 다르지만 맛은 기본적으로 똑같다", "실제 돼지고기보다 더 맛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임파서블푸드의 제이 마이클 멜튼 요리 매니저는 미국 CNN과의 7일 인터뷰에서 "돼지고기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즐겨 먹는 단백질 공급원"이라며 "지구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육류를 대체하는, 그렇지만 육류의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대체육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현재 대체육은 식물 성분을 사용한 고기와 동물 세포 배양을 이용한 고기로 분류된다. 동물 세포 배양 고기는 소, 돼지 등 동물의 근육 줄기세포를 추출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까지 무균 실험실에서 키우는 방식이다. 맛과 향 모두 육류와 거의 동일하지만, 문제는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식물 기반 대체육은 대두 등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다. 현재 대두를 압축시켜 남은 잔유물에 고기의 조직감을 살려줄 밀 등을 넣어 반죽하는 방식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러나 맛과 향, 식감이 일반 육류와 많이 다르다는 의견이 많았다.

CES에서 공개된 임파서블 포크가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대체육은 맛과 모양, 그리고 식감 면에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 한국도 '비거니즘' 열풍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는 채식주의는 한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2018년 150만~200만 명으로 급증했다. 10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채식 확산에 발맞춰 한국 기업들도 육류 대체용 먹거리 식품 개발에 한창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바이오제네틱스는 8일 대체육 핵심기술인 레그헤모글로빈을 추출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다른 나라에 비해 그리 크지 않지만 정부가 올해 식품업체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한 세제 혜택 방안을 추진하면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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