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1452년~1519년)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1452~1519)

[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1452년~1519년)는 불후의 명작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을 그린 최고의 화가이자, 음악·건축·수학·기하학·천문학·지질학·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대를 압도하는 성과를 남긴 '세기의 천재'로 알려져 있다. 

이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액체 연구'에 초점을 맞춘 기사가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네이처에 게재된 다빈치 유체역학 연구 관련 기사
네이처에 게재된 다빈치 유체역학 연구 관련 기사

해당 기사는 옥스포드 대학 미술사 명예교수이자, 다빈치가 남긴 예술 및 연구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마틴 켐프(Martin Kemp)의 논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논문은 다빈치의 수기노트를 분석한 것이며 특히 액체와 관련된 과학적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출처: 코덱스 레스터)
(출처: 코덱스 레스터, 이하 이미지 출처 동일)

다빈치의 창의적인 천재성은 그가 남긴 방대한 기록으로 인해 더 빛이 난다. 수기노트는 40년에 걸친 그의 연구 결과와 통찰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3분의 2가 분실됐지만 현존하는 분량만 해도 약 5000페이지에 달해, 관련 연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노트는 ‘코덱스(Codex)’로 불리며 코덱스 뒤에 붙는 명칭은 소장자 혹은 소장지역을 뜻한다. 
 
켐프 교수는 일명 '코덱스 레스터'라 부르는 72쪽 분량의 다빈치 노트 일부를 연구했다. 노트에는 태양에서 지구와 달에 조사(照射)되는 빛 연구 등 천문학이 일부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 유체역학의 전신인 물의 흐름과 움직임을 연구하는 '수역학(hydraulics)'에 관한 통찰과 실험을 다루고 있다.  

다빈치의 연구 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다. 그는 수역학에 있어서도 실제 물줄기를 자세하게 스케치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학적 모델을 구축했으며 실제 수류 실험도 진행했다. 

코덱스 레스터에는 다빈치가 도예가로부터 구입한 바닥이 평평한 통(가로 약116cm·세로 약29cm)에 유리를 설치해 실험용 '탱크'를 만드는 과정, 즉 실험에 사용할 기구에 대한 메모가 남아있다. 다빈치는 완성된 탱크에 물을 내보내 벼과 식물의 씨를 띄워 수류(水流)와 소용돌이를 연구했다.  

아래는 실제로 코덱스 레스터에 남아있는 수류 스케치 관련 메모다. 참고로, 이 노트는 현재 빌 게이츠가 3080만 달러(340억원)에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

또 다빈치는 노트에 "강바닥에서 발생하는 현상은 모래를 이용한 간단한 실험으로 증명할 수 있다"라고 적었으며, 지중해의 만과 바다를 본뜬 실험 모델을 만들어 "지브롤터 해협(Strait of Gibraltar)은 시간이 지날수록 넓어져 지중해는 결국 나일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류 연구는 물에 그치지 않았다. 다빈치는 심장 내부의 혈류, 특히 삼첨판(tricuspid valve)에 관심이 많았다. 삼첨판은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에 있는 판으로 심장 수축과 확장에 따라 열리고 닫힌다. 다빈치는 "혈류로 발생하는 소용돌이에 의해 삼첨판 개폐가 결정된다"고 판단하고 실제로 이를 증명할 실험기구의 제작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아래가 다빈치가 계획한 이미지다.

캘리포니아 대학 유체역학 박사인 모루테자 가리부(Morteza Gharib)는 다빈치의 실험 계획을 바탕으로 3D 모델을 제작해 삼첨판에 대한 통찰이 옳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르네상스 초기 다빈치의 연구는 매우 독창적인 것이었으며 과학적 과정의 창조와 미래 예측에 대한 탁월한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다빈치 사후 500주년이 되는 해로 네이처는 기사 마지막에 "다빈치에 관한 연구는 언제나 놀랍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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