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식품 No '곤충', 미래식량 자원으로 떠오르다
혐오식품 No '곤충', 미래식량 자원으로 떠오르다
  • 신다혜 기자
  • 승인 2019.03.27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포스트=신다혜 기자] 2013년 개봉영화 ‘설국열차’에서 관객들이 동시에 탄식하는 장면이 있다. 꼬리칸에 탄 사람들이 배급받는 ‘단백질 블록(Protein Block)’이 벌레로 만들어지는 광경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과 관객은 그에 경악하지만 사실 앞으로 증가하는 인구수와 한정된 자원을 생각하면 마냥 낯설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유엔(UN)의 2017년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세계 인구는 75억 5000만명을 넘어섰다. 앞으로 그 수가 꾸준히 늘어나 2030년 85억명, 2050년 96억명, 2100년엔 112억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2050년에 지구에 살고 있을 96억명이 먹고 살기 위해선 식량 생산량을 지금의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식량생산기술과 한정된 자원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2014년에 발표한 ‘제5차 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기온이 2℃ 상승할 때 쌀 생산량이 최대 2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곡식뿐만 아니라 가축 수를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가축을 키우기 위한 땅과 물이 충분치 않은데다, 가축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등의 문제가 있다. 

현재 인류가 가축을 기르기 위해 사용하는 땅은 지구 전체 육지의 약 38%다. 가축의 수를 두 배로 늘린다면 육지의 약 76%를 차지한다.

사진설명=영화 '설국열차'에서 단백질 블록을 먹고 있는 마지막 칸 노동자

또한 소를 비롯한 반추동물(되새김질하는 동물)은 일 년에 보통 47kg의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소 4.2마리가 자동차 1대와 맞먹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구온난화 요인의 18%가 소 사육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곤충, 인류를 먹여살릴 차세대 식량으로 부상 중

이렇기 때문에 인류는 차세대 먹거리 대안책에 골몰해왔다. 인공육류, 수직 농장 등 다양한 대안들 중 기존에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 바로 곤충이다.

실제로 지구상의 곤충 가운데 식용이 가능한 건 1900여 종이나 된다. 중국, 아프리카 등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이 곤충을 식품으로 먹고 있기도 하다. 

곤충은 그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다. 또한 성장도 빨라서 식량으로써 충분한 역할을 할수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큰 메뚜기는 성충 한 마리가 한 번에 약 1,000개의 알을 낳고 하루에 몸 크기를 두 배나 키울 수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 자주 먹는 번데기의 전 단계인 누에는 태어난 지 20일 만에 몸무게가 1,000배나 늘어난다. 대량 생산도 쉽고 세대가 짧아서 여러 번 사육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영양소도 뛰어나다. 곤충에는 단백질 함량이 100g당 50∼60g에 달하며 지방, 칼슘, 철, 아연 등 무기질 함량도 높다.

사람에게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9종류를 모두 갖추고 있어 식물성 단백질보다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또한 곡식, 가축과 달리 넓은 대지나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도 않을뿐더러 메탄가스도 문제도 없다.

예를 들어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 밀웜)는 곡물 밀을 도정한 껍질을 먹는다. 버려지는 껍질로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사육비용이 저렴하다.

또한 1kg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소고기는 약 10kg이 필요하지만 귀뚜라미는 약 2kg만 필요하다. 물 사용량은 소고기 대비 1000배쯤 적다.

 급성장 식용곤충 산업...국내도 바빠졌다

이에 식용곤충 산업은 나날이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상하이에 기반을 둔 엑셀러레이터(벤처기업 육성 및 보육 기관) ‘비츠x바이트’는 지난해 4월 누에와 귀뚜라미를 식품화한 태국의 곤충스타트업 벅솔루틀리(bugsolutely)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누에를 활용해 다양한 식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태국은 기존에 식용 곤충 소비가 높은 나라로 자국내 2만개가 넘는 식용 귀뚜라미 농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량은 세계 최대 규모다.

벌레를 식량 자원으로 시도하는 것은 해외 뿐 아니다. 국내 역시 미래식량 자원 확보를 위해 7종의 곤충을 식용으로 허용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2014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소애를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했다. 2016년 1월에는 고소애와 쌍별귀뚜라미를 일반 식품원료로 확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7 곤충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곤충 사육농가는 2136곳으로 전년대비 69.4% 늘었다. 대표적인 식용 곤충인 꽃벵이는 166억원어치가 판매됐다. 

민간에서도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신고를 한 곤충 사육농가만 2000곳(식용, 비식용 포함)이 넘는다. 사육원가 비용도 1년에 30%씩 하락하는 추세다. 

물론 곤충이 식량자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거쳐야할 관문은 남아있다. 맛 개발이나 생산비 절감, 사람들의 혐오인식 등을 꾸준히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식용곤충 기업 관계자는 “곤충은 치아가 불편하거나 체질상 육류를 섭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책이 된다”며 “미래 식량자원으로도 중요하지만 현재 이러한 수요층을 고려한 연구 개발의 노력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