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나이언틱

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게임 마켓을 가진 나라이기도 하고, 온라인 게임, PC방 등 독특한 게임 문화를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난 현재 모바일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최전선이 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현재의 게임 트렌드를 파악하는데도 한국은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포켓몬 고(Pokémon GO)’를 통해 증강현실(AR)을 대중에 알린 개발사 나이언틱(Niantic)의 설립자인 존 행키(John Hanke) CEO가 한국 게임 시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13일 오전 서울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다.

2016년 '포켓몬 고' 서비스 시작 이후 첫 방한인 존 행키 CEO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나이언틱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를 비롯해 AR글래스의 미래, 한국시장의 중요성과 협업 등에 대해 진솔한 생각을 밝혔다.


■ 나이언틱의 미션은 사람에게 영감을 줘 세계를 탐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를 통해 나이언틱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미션은 우리가 만든 제품을 통해 사람들이 바깥세상을 탐험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여러 도시나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탐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한 목표입니다. 내가 나이언틱을 창립했을 당시에 이미 세 아이를 가진 부모였는데, 아이들을 키울 때 정말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스크린, 태블릿, PC를 끌어안고 살아서 바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죠. 지금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정말 아름다운 곳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답니다.

현재 미국의 의무 총감은 '고립된 외로움은 질병'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청년이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죠. 197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 절반 이상이 밖에서 친구들과 즐기는 시간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학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소셜 미디어 등이 이러한 현상에 영향을 줬죠. 나이언틱은 현대적 기술을 활용해 이런 트렌드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혼자서 즐길 수도 있겠지만 친구들이나 가족, 전세계의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 아울러서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죠. 이런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밖으로 나오게 해 공원이나 야외 공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답니다.

얼마 전 대만을 다녀왔는데, 이곳의 명절 기간 ‘포켓몬 고’ 이벤트가 개최됐었습니다. 이때 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 중에는 대만 외에 다양한 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이 섞여 있더라. 가족 단위의 사람들은 물론, 나이도 성별도 제각각이었는데 그들이 한곳에 모여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지난 11월에 ‘포켓몬 고 페스타’ 행사을 열었는데 당시에도 3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이언틱은 정기적으로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해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 합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곽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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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퀄컴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현재도 AR글래스를 착용 중인데, 그런 디바이스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나?


“우리 목표가 친구들과 어울려 외부에서 게임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기존 나이언틱 게임은 플레이를 하며 핸드폰을 계속 봐야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AR글래스에 대한 연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죠. AR글래스를 착용하면 여러 상호작용이 가능해지고 게임 경험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핸드폰에 의존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 친구들과 상호작용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거죠.

개인적으로 올해는 AR 글래스의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산량도 기존보다 더 늘어날 것이고, 개인 모바일 시장에 또 한 번의 큰 진화를 이끌 거라고 보고 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의 전자 회사들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한국을 방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 나이언틱이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이유와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은 전세계에서 3번째로 큰 게임마켓을 가진 국가입니다. 그만큼 글로벌 게이밍 시장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죠. 온라인 게임, PC방 등 독특한 게임 문화를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난 현재 모바일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최전선이 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현재의 게임 트렌드를 파악하는데도 한국은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시장 자체도 중요하지만,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게임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도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한국에서 BTS가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거나, ‘포켓몬 빵’이 큰 인기를 끄는 현상 등을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 현재 테크놀로지 산업, 게이밍 산업이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나이언틱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로 아는데 어떻게 이겨낼 계획인가?


게임 산업은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예전에는 어린이들만 게임을 즐겼지만 이후 게임 애호가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TV, 영화, 음악처럼 문화 산업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게 됐죠. 이에 따른 영향력이 커졌다고 봅니다. 게임 산업의 글로벌 매출이 1000억 달러에 달하고 있을 정도죠. 게임 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 맞지만 업 다운 사이클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고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혁신의 사이클에 따라 게임 산업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유행이 과거 슈퍼닌텐도(슈퍼패미콤)에서 PC, 콘솔, 모바일로 이어지고 있죠. ‘포켓몬 고’가 게임 산업에서 크게 성공한 것도 핸드폰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며 인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혁신에 대한 열망이 있기에 게임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산업 트렌드를 보면 새로운 혁신과 경험이 계속해서 창출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하드웨어와 플랫폼의 연계를 관심있게 보고 있죠. 애플의 비전 프로, 메타의 메타퀘스트 시리즈 등을 통해 새로운 MR 경험들이 생성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도 게임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AI와 AR의 융합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착용 디바이스를 활용해 밖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죠. 야외에서 게임 캐릭터를 만나고, 친구들과 경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장소를 탐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죠. 이것이 나이언틱이 바라보고 있는 미래이고, AI와 AR의 융합으로 많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예로 페리도트가 있습니다. 페리도트는 가상의 펫인데, 각각의 생물들이 유전적으로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산책하거나 공을 굴리고, 쓰다듬을 수 있는 식으로 즐길 수 있다. 이때 시도한 것이 가상의 크리쳐를 대형 언어 모델(LLM)과 연계시켰더니 점차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가상의 펫이지만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죠. 이것이 AI로 인해 게임산업이 변화되는 하나의 예라고 생각합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나이언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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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나이언틱의 가장 큰 어젠다는 무엇인가?


올해 우리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전년도 4분기 출시된 신작 ‘몬스터헌터 나우’입니다. 현재 실적도 좋은 편인데, 라이브 이벤트 등을 통해 이 게임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다양한 투자를 준비 중입니다.

다음으로는 지속적으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포켓몬 고’에 대한 투자입니다. 월간 액티브 유저 수가 4000만 명에 달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소프트웨어 투자는 물론이고 로컬 커뮤니티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유저들이 만나는 로컬 행사를 열어 ‘포켓몬 고’를 계속 즐길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현재 한국에는 7개의 ‘포켓몬 고’ 커뮤니티가 있는데, 올해 안에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AR기술입니다. ‘포켓몬 고’에 이어 다른 게임에 AR 기술을 계속 적용할 계획입니다. 소프트웨어는 물론 서브 파티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며, 여러 서브 파티 개발자들이 라이트쉽 AR 툴을 활용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AR 매핑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작년 기준으로 약 10만 개의 지역을 AR 매핑으로 완성했는데, 올해는 100만개까지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R 기술의 근간이 AR 매핑인 만큼 이를 통해 휴대폰 또는 AR 글래스의 AR 경험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나이언틱의 목표 중 하나로 전 세계의 스트레스 레벨을 줄이는 것도 있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원인 등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나이언틱의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 레벨을 낮출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게임을 통해 사람간 관계 구축에 기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조부모와 손주가 게임을 통해 소통하길 바라고, 나아가 글로벌 차원에서 관계를 쌓아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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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 VR, XR 게임 개발에 도전하는 게임사가 많다. 선도 기업으로써 방향성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지금은 XR이나 AR 게임을 개발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기반 형성이 작기 때문이죠. 나이언틱도 게임 산업의 전선에 있고 싶기에 게임 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단, 아직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투자 레벨을 적절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나이언틱은 동일한 게임을 다양한 하드웨어를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러한 작업이 마켓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금 페리도트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페리도트를 산책 시킬 때 XR글래스를 착용하면 휴대폰 화면이 아닌 더 많은 상호작용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플레이어에게 개선된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고요.


■ 포켓몬 고 플러스를 활용하는 수면 앱 '포켓몬 슬립'이 글로벌에서 화제다.스트레스 레벨을 줄이는데 이런 기능성 관련 앱도 도움이 된다고 보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투자나 파트너십 확대 계획은 없나?


양질의 수면이 스트레스 레벨을 줄인다는 것에는 100% 동의합니다. 수면은 사람이 행복감을 느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전 최근 출장이 이어지고 있어서 수면 측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포켓몬 슬립은 아니지만 다른 수면 측정 디바이스로 365일 수면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데요. 기능성 앱은 개인 건강관리를 위해 만은 사람이 이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을 게임과 결합하면 재미있는 포로세스가 될 거라고 봅니다.


■ 추후 선보일 나이언틱의 신작은 어떤 기술 콘셉트를 적용한 게임이 될 것 같나?


당장은 신작에 대해 전달할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올해는 ‘몬스터 헌터 나우’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포켓몬 고’, ‘페리도트’ 등의 게임들에 대한 지원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올해는 신작을 출시하기보다는 기존 게임을 새로운 하드웨어를 통해 지원하는 것을 위주로 선보일 생각입니다.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 끝으로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커뮤니티 리더들, 충성스러운 플레이어들, 그리고 나이언틱의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정말로 중요한 시장입니다. 게임 및 AR 관련 디바이스와 플랫폼 부분에서도 중요한 곳입니다. 또 글로벌 문화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니 만큼 앞으로 더 자주 방문해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향후 나이언틱 이벤트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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