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산리오 츠지 토모쿠니 대표 이미지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헬로키티는 폭 넓은 세대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지만 Z세대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50주년 이벤트를 통해 다시 한번 키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인지를 Z세대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여러 기획을 통해 온라인에서 Z세대에 헬로키티를 알리는 노력을 해서 50년 후, 100년 후에도 키티가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츠지 토모쿠니 산리오 대표이사)

내년이면 50세가 되는 헬로키티. 그럼에도 헬로키티는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놀라운 성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산리오의 츠지 토모쿠니 대표가 글로벌 슈퍼 IP를 만드는 비결을 공개했다.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콘텐츠 비즈니스 위크 2023'에서 진행한 미디어 인터뷰에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산리오 홈페이지

산리오는 1960년 설립된 일본의 콘텐츠 기업으로, 1974년 출시한 헬로키티를 비롯해 마이멜로디, 쿠로미, 폼폼푸린, 시나모 롤 등 450개에 달하는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IP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창업주 츠지 신타로의 손자인 츠지 토모쿠니 대표는 지난 2020년 대표로 취임해 산리오를 이끌고 있다.

이날 미디어 인터뷰에 앞서 '대한민국 콘텐츠 비즈니스 위크 2023' 기조발표자로 나서 ‘Friend the future(미래와 친구가 되자)’라는 테마로 산리오의 글로벌 진출 목표를 공유했던 산리오 츠지 토모쿠니 대표. 그는 인터뷰에서 ‘귀여움 중심의 디자인’, ‘캐릭터 디자인 원칙’, ‘타겟 맞춤형 프로모션’, ‘다채로운 협업’ 등에 대해 언급하며 슈퍼 IP 탄생의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데일리포스트=산리오 츠지 토모쿠니 대표 이미지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 다음은 츠지 토모쿠니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산리오가 슈퍼 IP를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산리오는 현재 캐릭터가 450개 정도 있다. 이중에서 매출을 내고 있는 건 20~30개 정도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헬로키티는 50년의 역사를, 또 다른 캐릭터 중에는 20~25년 정도 되는 것도 많다. 우리가 이렇게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디자인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귀여움’은 산리오의 창의적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지만 ‘귀엽다’라는 감정은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산리오에는 ‘귀엽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가 많다.

또 하나의 특징은 우리 캐릭터에는 고정된 스토리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캐릭터가 어디에서 태어났고, 형제가 어떻게 되고, 이름이 무엇인지 등은 정해져 있지만 고정된 스토리는 없기에 각각의 소비자가 스스로의 설정을 캐릭터에 투영시킬 수 있다. 예로 헬로키티를 리더 같은 존재로 보거나 마이 멜로디를 분신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고객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설정을 할 수 있는 캐릭터는 다른 곳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만들어 상품에 적용하는 것부터 시작을 한다. 1년에 단 한번만 사랑받는 상품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도시락통, 필통, 문구류, 타올 등 소비자가 친근하게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상품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특징인 것 같다.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그 캐릭터가 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친구같이 친근한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 같다.

또 캐릭터 제작과 우리의 기업 경영 이념이기도 한데 ‘다 같이 사이 좋게 하자’라는 것이다. 이걸 목표로 하기 때문에 서로 선물을 주고 받거나 그리팅 카드를 주고 받는 문화가 존재한다. 이에 기업으 ㄹ대표해 사람들을 미소짓게 하고 싶을 때는 산비오 캐릭터를 선물하기도 하고, 내가 미소짓고 싶을 때도 날 위해 캐릭터를 사기도 한다. 이런 문화가 기업 이념에 녹아져 있다. 이 부분이 산리오 캐릭터들이 성장한 요인이 아닐까 싶다.

ⓒ데일리포스트=산리오 츠지 토모쿠니 대표 이미지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Q. 산리오 만의 캐릭터 디자인의 원칙이 있나?


특별히 고정화된 디자인의 원칙은 없다. 라인선스를 거래하거나 협업을 진행할 때도 자유로운 형태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우리는 ‘다같이 사이좋게’를 핵심 요소로 삼고 있기 때문에 헬로키티나 마이멜로디 같이 산리오 다운 캐릭터도,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들도 개발하고 있다. 딱 이렇게만 만들겠다는 건 없다. 그렇기에 평면적인 2차원 캐릭터에서 입체적인 3차원 캐릭터까지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헬로키티 등 산리오 캐릭터를 여러 표정이나 색다른 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컬래버레이션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Q. 그렇다면 캐릭터 제작이나 협업에서 '이것만은 피해야 한다'라는 원칙이 있다면?


캐릭터를 만들 때 우리가 염두에 두는 부분은 '다 같이 사이좋게'이기 때문에 폭력적인 표현이나 디자인이 들어갈 경우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또 범죄 요소가 들어가는 것도 지양하고 있다. 그 외에 알코올 같은 경우에도 아이들이 술을 마시는 걸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Q. 헬로키티 등 산리오 캐릭터 상품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산리오 캐릭터가 인기인 이유는 세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헬로키티가 곧 50주년을 맞게된다. 이는 곧 처음 헬로키티를 접한 10대가 지금은 60대가 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헬로키티를 자녀나 손주들에게 사주는 사이클을 형성된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시나모 롤 등의 캐릭터가 현재의 젊은 사람들이 보더라도 좋아할만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세대마다 맞춤형 프로모션을 하는 것도 산리오 캐릭터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데일리포스트=헬로키티 팝업스토어 이미지 제공/ 신세계백화점
ⓒ데일리포스트=헬로키티 팝업스토어 이미지 제공/ 신세계백화점

Q. 세대 맞춤형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했는데,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산리오의 주요 캐릭터들은 각각의 타겟이 있다. 시나모 롤과 쿠로미는 Z 세대인 15세에서 20세의 젊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그래서 두 캐릭터는 아이돌과 같은 존재로 어필을 하고 있다. 이 세대에게 적극 추천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시나모 롤과 쿠로미는 젊은 세대에, 그 윗세대는 폼폼푸른과 마이멜로디로 구분해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헬로키티는 폭 넓은 세대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지만 Z세대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여러 50주년 이벤트를 통해 다시 한번 키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인지를 Z세대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여러 기획을 통해 온라인에서 Z세대에 헬로키티를 알리는 노력을 해서 50년 후, 100년 후에도 키티가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려 한다.


Q. 상품을 제작할 때 아이들 대상 사품과 키덜트 대상 상품의 차이점이 있다면?


산리오 캐릭터 상품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아이들 완구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아무래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장난감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여러 파트너들과 협업 시 아이들이 질리거나 지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 특히 기술이 계속 발전하다보니 완구 제조사의 완구 제작 기술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확산시킬지와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키덜트 대상 상품은 완구보다는 가전제품이나 일상 용품이 많은데, 그 상품을 통해 어른들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로이체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로이체

Q. 쿠로미가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각자 쿠로미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를 것 같은데 그중 하나를 꼽자면 일본에서 방영된 '부탁해! 마이멜로디'라는 만화에 쿠로미가 등장하는데 이 시청층에 Z세대가 많았다. 쿠로미는 마이 멜로디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짓궂은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자꾸 보면 매우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Z세대가 점점 이걸 보면서 SNS를 통해 쿠로미를 확산 시켜 모르던 사람들도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를 알게된 후 파악해보니 기존에 나온 쿠로미 관련 상품과 콘텐츠가 생각보다 적었다. 그래서 Z세대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디지털 프로모션과 상품의 수를 의도적으로 늘렸습니다. 그랬더니 온라인을 통해 쿠로미 관련 콘텐츠가 더 확산이 되고 Z세대의 인기가 커졌다.


Q. 산리오 캐릭터로 미국, 한국,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각각의 전략있다면?


나라별 지역성이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각 국마다의 프로모션 전략은 크게 다르지 않다. 헬로키티를 예로 들면 키티 캐릭터에 대한 프로젝트를 전개하면서 마이멜로디와 쿠로미 등의 캐릭터도 같이 홍보를 전개한다. 우리는 이걸 캐릭터 믹스라고 하는데 하나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협업 디자인을 해도 다른 캐릭터를 함께 적용하고, 프로모션과 파트너십도 함께 하면 더 효과적이다.


Q. 영미권에서는 헬로키티는 어떻게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나?


유럽과 미국에서 10년전에 최고 이익을 기록했었다. 근데 우리는 1980년대에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때는 헬로키티 등의 캐릭터는 일본에서 수출을 하는 형태였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상품들의 가격이 고가일 수밖에 없었고 주로 셀럽들만 헬로키티를 가질 수 있었다. 당시 셀럽들이 나이를 먹은 후에도 키덜트용 키티 상품을 구매해 사용했고, 셀럽들을 따르던 팬들이 키티 상품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다.

현재 산리오는 캐릭터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보니 브랜딩 파워도 강해지고 있다. 또 팬덤 커뮤니티를 계속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리오는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브랜딩 방식을 보여줄 계획이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산리오 SNS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산리오 SNS

Q. 최근 진행한 케이팝 뮤지션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성과가 궁금하다.


케이팝 뮤지션들과의 협업에서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큰 성과가 있었다. 케이팝과 협업을 하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우리의 브랜드 파워가 더 커진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Q.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기준이 있나?


우리는 여러 파트너와 협업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컬래버 기준은 엄격하지 않다. 컬래버 요청이 오면 상대 기업이 어떤 곳인지 확인하는 정도이다. 협업 장벽은 높지 않다.


Q. 다양한 협업을 진행 중인데 기억에 남는 한국 사례와 그 외 사례를 말해달라.


한국과 다양한 협업하고 있다. K팝 뮤지션과의 협업은 매출에도 큰 영향을 끼쳐 기억에 남았다. 한국에는 헬로키티 카페 등이 있는데 공간을 설계하고 장식하는 부분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없는 감각이고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외의 사례로는 나이키, 아디다스와의 협업이 화제성과 매출 모두 높았고, 주변 지인들의 반응도 커서 기억에 남는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산리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산리오

Q. 산리오도 지금 버추얼 유튜버(이하 버튜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진척 상황과 한국 버추얼 유튜버와의 협업 계획이 있는지.


앞으로 우리가 버튜버를 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 일본에서 협업을 했던 버튜버를 운영 업체와의 차이점을 말하자면 우리는 디자인에서 좀 더 강점이 있다고 본다. 또 우리가 버추얼 체험형 쇼인 퓨로랜드를 하는데 이것도 소비자들에게 어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버튜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대중들이 '산리오에도 버튜버 캐릭터가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요소로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만의 강점이 더 있기에 산리오 버튜버에 많은 기대를 해주길 바란다.

우리도 버튜버를 하려고 하가기 때문에 글로벌에서도 활약을 하고 싶다. 그래서 한국의 버튜버와도 협업을 하고 싶다. 우리의 디자인성과 프로듀싱 능력으로 이 걸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협업 외에도 한국에서의 비즈니스에도 참여하고 싶다.


Q. 헬로키티가 고양이인지 소녀인지를 알려줄 수 있나?


산리오 공식 답변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내 대답은 헬로키티는 고양이도 소녀도 아닌 그저 헬로키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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