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연구팀, 역사상 가장 무거운 고래 화석 발견

원시고래 '페루세투스 콜로서스' 이미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연구팀 
원시고래 '페루세투스 콜로서스' 이미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연구팀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현재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은 대왕고래(Blue Whale·흰긴수염고래)로 성체 체중은 약 100톤~150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루에서 발견된 화석 연구에 따르면 에오세 중기인 3900만 년 전 바다에는 대왕고래를 능가하는 거구의 고대 고래가 서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엘리 암슨 박사팀은 신종 원시 고래 '페루세투스 콜로서스(Perucetus colossus)' 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페루세투스 콜로서스라는 명칭은 '페루의 거대 고래'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역사상 가장 무거운 동물인 대왕고래와 최소한 유사하거나 2~3배 더 무거운 것으로 해양 포유류의 거대화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됐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고고학자들은 2006년 페루 남부 사막에서 거대한 화석을 발견했지만, 발굴에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화석이 너무 거대하고 밀도가 높아 척추뼈(추골) 하나의 무게가 150kg에 달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척추뼈 13개, 갈비뼈 4개, 골반뼈 일부를 발견했다. 아래가 페루세투스 콜로서스의 골격도로 왼쪽부터 골반뼈, 척추뼈, 갈비뼈의 위치를 보여준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연구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연구팀 

발견된 화석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연구팀은 뼈 모양을 3D 스캔한 후 페루세투스 콜로서스의 몸체 전부를 재현했다. 

스캔 결과 페루세투스 콜로서스는 완전한 수중생활을 시작한 최초의 고래종 '바실로사우루스(basilosaurus)'과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길이 20m 정도로 거대하지만 30m를 넘는 개체도 있는 대왕고래에는 미치지 못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몸무게다. 골격만 5~7톤으로, 이는 대왕고래의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게다가 몸통 전체의 무게는 최대 340톤 정도로 지구상에 알려진 동물 중에서 가장 무거운 거구를 자랑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확인된 대왕고래 체중은 최대 199톤 정도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연구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연구팀 

페루세투스 콜로서스는 머리와 치아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연구팀은 해저에서 먹이를 찾거나 크릴 등의 작은 해양 생물을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동물의 체중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만이 아니라 고래 진화에 대한 상식을 뒤바꿀 가능성이 있다. 초고밀도의 골격을 가진 바실로사우루스는 물속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보다 깊은 바다로 가라앉기 위해 골격량을 극대화하고 몸집을 불렸다. 

이번 페루세투스 콜로서스의 발견은 원시 고래와 같은 포유류가 기존 상식보다 약 3000만 년이나 빨리 수중에 적응해 최고 체중에도 빠르게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논문 최대 저자인 엘리 암슨 박사 박사는 "페루세투스 콜로서스는 고래류의 진화와 극단적 거대화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페루세투스 콜로서스가 역사상 가장 무거운 동물이라고 확신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개골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화석 무게만으로 이미 멸종된 생물 전체의 무게를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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