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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5월 29일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가 부산에 입항했다.

자위함기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욱일기의 일종이다. 1954년 자위대법 시행령으로 채택됐으며, 욱일기와 기울어진 정도만 다를 뿐 거의 유사하다. 자위대법에 따르면 자위대 선박은 자위함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해야 한다.

왼쪽이 해상자위대의 자위함기이고, 오른쪽이 일제의 욱일기이다. 태양을 의미하는 빨간 원에서 햇살처럼 선이 방사형으로 뻗어나오는 방식과 일왕가 문장인 국화 꽃잎 16개를 상징하는 선의 개수까지 똑같다.

자위함기(왼쪽)와 욱일기(오른쪽)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위키백과

2018년 11월 문재인 정권 당시 우리 정부가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청하자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은 한국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면서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방부가 자위대 함정의 국내 입항에 대해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조금 차이는 있다"면서 "국방부는 통상 국제관례와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모든 PSI 회원국에 동등한 위치와 기준을 준용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본 매체는 욱일기 문양의 자위함기를 직접적으로 '욱일기'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욱일기가 아니라고 하고, 일본 정부는 욱일기라고 못박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일본의 보수 매체 요미우리 신문은 제목에 '욱일기' 한자를 그대로 사용해, "해상자위대 호위함, 욱일기 걸고 부산으로…한국 정부 방침 전환 6년만"이라고 썼다. 

NHK 뉴스도 "한국에서 열리는 다국적 훈련에 지위함기인 '욱일기'를 걸고 부산에 입항했다"고 언급했다. 

산케이 신문은 "문재인 전 정권 하에서는 구 일본군에서 사용된 욱일기를 '침략의 상징'으로 여기는 국내 반발을 배려해 일본 측에 게양 자제를 요구했지만, 윤석열 현 정권은 '국제관례'에 따른 것이라며 문제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31일 해상 기상악화를 이유로 예정된 해양차단훈련을 약식으로 축소해 진행할 방침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 사열이 취소됐고, 항 내 정박 훈련은 국방부 장관 대신 해군참모총장이 주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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