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토양 분석 결과 '물 담긴 유리구' 전체적으로 분포
물 3억t~최대 2천700억t 얻을 가능성...달 탐사·기지 건설에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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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중국과 영국 국제연구팀이 2020년 달에 착륙한 중국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가져온 달 토양 샘플에서 '물이 담긴 유리구'를 발견해 주목된다. 

이들 유리구에 포함된 물은 과거 운석과 달이 충돌하는 순간 생성돼, 이후 태양풍을 맞으면서 물을 함유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달에 전체적으로 최소 3억 톤(t)에서 최대 2700억 톤의 물이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중국 무인 달 탐사선인 창어 5호는 2020년 달 착륙에 성공해 달 표면을 깊이 2m까지 굴착해 채취한 약 2kg의 토양 샘플을 귀환할 때 가져왔다.

중국과학원대학교(UCAS)와 난징대, 영국 오픈대 등 연구팀은 창어 5호가 가져온 토양 샘플에서 발견된 구형의 '마이크로텍타이트(Micrometeorite)'를 분석했다. 

달 표면 토양샘플 약 2kg을 싣고 돌아온 중국 달 탐사선 창어 5호의 귀환 캡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유튜브 화면 캡처 

텍타이트(Tektite)란 운석이 고속 충돌하면서 행성 표면의 물질이 증발하고 공중에 떠다니는 것이 급랭되어 굳어진 유리질 광물이다. 그중에서도 1밀리미터(mm) 이하의 것을 마이크로텍타이트라고 한다. 

아래가 연구팀이 공개한 마이크로텍타이트 이미지이다. 각각의 마이크로텍타이트는 불과 수십 마이크로미터(μm)에서 1밀리미터(mm) 정도로 매우 작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연구팀이 마이크로텍타이트를 분석한 결과, 내부에 물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중심부가 주변부보다 물 함유량이 적었다. 이는 마이크로텍타이트 내부에서 물이 확산되면서 점차 주변 대기와 토양으로 물을 방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마이크로텍타이트 주변부에 있는 수소 동위원소 조성은 태양에서 뿜어내는 고온 플라즈마인 태양풍의 수소 동위원소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마이크로텍타이트가 함유한 물이 태양풍에서 유래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달 토양에 포함된 산소와 태양풍에 포함된 이온화된 수소 원자가 반응해 생성된 물이 마이크로텍타이트로 흡수된 것으로 연구팀은 판단하고 있다. 마이크로텍타이트는 스펀지처럼 물을 흡수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운석 충돌로 형성된 마이크로텍타이트가 물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그 물이 수년 단위로 서서히 방출되고, 사라진 물은 다시 태양풍에 의해 보충되는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의 창어 5호 탐사선이 가져온 달의 토양샘플 전시 모습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VCG·VISUAL CHINA GROUP

영국 오픈대학 행성과학 교수이자 논문 공저자인 마헤쉬 아난드(Mahesh Anand)는 "달 유리구 안에 이런 종류의 물이 형성돼 지질학적 기록에 남기까지 불과 몇 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은 인간이 생명 유지는 물론, 호흡을 위한 산소를 추출하거나 연료로 이용할 수 있어 달 현지에서 물을 채취할 수 있게 되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유인 탐사가 가능해진다. 

행성지질학자이자 논문 공저자인 후 센(Hu Sen) 박사는 과학 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미래 달 탐사를 위해 물을 추출하고 싶다면 우선 유리구를 채취하고 섭씨 100도 정도로 가열한 뒤, 방출된 수증기를 냉각하면 최종적으로 액체의 물을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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