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강풍 동반 태풍 ‘하이선’…부산 지나 빠르게 ‘북상’

ⓒ데일리포스트=포항시 거주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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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출근하는데 거센 바람에 내 몸이 움직여지지 않더군요. 우산은 무용지물, 꺾여버린 우산 버리고 무작정 지하철역으로 달렸습니다. 강풍에 혹시나 간판 등이 날아올까봐 무섭기도 했습니다.” (부산 거주 직장인 박OO)

순간 최대 풍속 초속 65m, 시속 234km, 마치 재난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거대한 비바람에 주택 지붕은 힘없이 뜯겨 나가고 도심의 가로등과 건물 유리창까지 깨지면서 지난 밤 사이 일본 규슈는 태풍 하이선 피해가 속출했다.

일본 규슈 지방을 할퀴고 지나간 태풍 하이선은 이제 맹렬한 기세를 앞세워 한반도 영향권에 들면서 부산과 울산 등 동해권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을 지나 본격적인 한반도 북상에 나선 10호 태풍 하이난은 오늘 새벽 제주도를 강타하고 오전 9시께 울산 남쪽 해안에 상륙했다. 당시 최대풍속은 144km, 시속 41km로 거세게 북진했다.

울산 남쪽 해안으로 진입한 태풍은 초속 30m 규모의 강풍과 장대비를 동반하면서 부산과 포항에 직격탄을 날렸다. 실제로 이날 오전 기준 부산 거가대교와 광안대교 등 도로 5곳이 통제됐고 부산김해경전철과 동해선 역시 일부 구간이 운행이 중단됐다.

여기에 부산 강서구 미음 터널 주변 사면이 붕괴되면서 창원-부산 간 도로가 전면 통제됐고 가로수가 꺾이고 연약해진 지반이 붕괴되면서 산사태도 잇따라 일어났다.

특히 부산, 울산과 함께 태풍 진로의 중심이던 포항시 역시 적지 않은 피해가 신고됐다. 실제 포항 지역 아파트 내부에 거센 바람에 강하게 흔들리는 창문 틈 사이로 빗물이 쏟아져 들어와 집안 곳곳이 물난리를 겪었다.

이 단지 입주민들은 “창틀이 뒤틀리듯 흔들리고 금방이라도 유리창이 깨질 듯한 강풍에 몰아쳐 집안 창문 사이에서 빗물이 들이쳤다.”고 토로했다.

한편 부산과 포항지역에 짧지만 강한 피해를 주고 지나간 태풍 하이선은 이날 오후 늦게부터 서울 수도권과 서해안을 지날 것으로 보이지만 점차 세력이 약해지면서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영동지역과 서해안으로 이어지는 태풍 영향권으로 강한 바람이 예상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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