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xhe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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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같은 양의 고지방식이라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으면 체중이 평소보다 더 많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쥐 실험 결과 밝혀졌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포 대사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쥐를 집단에서 분리하고 잠자리에 적은양의 물을 넣어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그룹과 스트레스가 없는 그룹으로 나누었다. 이후 각 그룹에 보통 혹은 고지방 식사를 주고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관찰했다.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2주간에 걸친 실험 결과 스트레스 환경에서 정상적 식사를 취한 쥐는 스트레스 없이 정상적인 식사를 한 쥐와 거의 같은 몸무게를 보였다. 하지만 스트레스 환경에서 고지방 식사를 한 쥐는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에서 고지방 식사를 한 쥐보다 체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가르반 섭식장애 연구소의 허버트 헤르조그(Herbert Herzog) 교수 연구팀은 “이 현상은 스트레스에 반응해 시상하부와 편도체에서 생기는 신경펩티드Y(NPY)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뇌 중앙에 위치한 시상하부는 식욕과 공복감을 조절하는 부위이며, 편도체는 불안과 스트레스 등 감정에 반응하는 부위다. 시상하부에서 NPY는 음식 섭취를 자극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 증가와 스트레스 사이에 NPY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연구진은 쥐의 NPY 생성을 정지시켰다. 시상하부의 NPY 생성을 막으면 스트레스 환경의 쥐가 고지방 음식을 먹어도 일반적인 수준의 체중 증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 연구를 통해 NPY는 사람과 쥐의 '먹는 양'과 관련된 호르몬인 인슐린과도 상호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이 음식을 먹으면 혈액에서 포도당을 흡수하고 시상하부에 먹는 것을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인슐린 수치가 상승한다. 

(출처: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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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험 결과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정상적인 식사를 한 쥐는 스트레스가 없는 쥐에 비해 다소 인슐린 수치가 높았다. 한편, 고지방 식사가 주어진 스트레스 환경 속 쥐는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에서 정상적인 식사가 주어진 쥐에 비해 10배나 인슐린 수치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편도체 주변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면 뇌세포는 호르몬 민감도를 저하시키는데, 이 경우 NPY의 생성이 늘어 몸의 에너지 점화 능력이 저하되는데도 불구하고 식욕이 높아지는 것. 

왜 뇌가 이러한 메커니즘을 가지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연구팀의 헤르조그 교수는 "음식이 없는 상태가 큰 스트레스가 되고,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해 많이 먹는 것이 생존방법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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