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대행사, 견본주택 방문객 부풀려 보도자료 배포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최근 인천-김포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인천발 KTX 송도역(2021년 개통예정), 인천 용현·학익지구 도시개발사업 등을 강조하며 분양에 나선 삼호 ‘e편한세상 시티 인하대역’이 견본주택 방문객 숫자를 부풀려 홍보하는 ‘뻥튀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일 인천 남구 용현동 인하대역 인근에서 개관된 삼호‘e편한세상 시티 인하대역’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을 대상으로 한양대 도시융합대학원 특임 교수인 고종완 박사가 ‘경기전망 및 수익형 부동산 성공투자전략’이라는 제하로 강연회를 열었다.

인천과 김포를 단 10분만에 주파할 수 있고 용현동과 학익동이 도시개발 사업 대상 지역으로 지목돼 향후 투자요충지로 거듭날 것이라는 점을 그럴싸하게 포장해 청약자를 끌어 모아 사전 청약을 실시한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강연회가 끝난 다음날인 3일 이 오피스텔 홍보를 맡은 PR대행사 ‘더피알’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접한 기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보도자료 중간 제목에 ‘e편한세상 시티 인하대역 모델하우스 강연회…3000명 몰려’가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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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강연회가 열렸던 하루 전인 지난 2일 기자가 ‘르포’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방문한 견본주택 내방객은 홍보 대행사 ‘더피알’이 강조한 3000명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단지를 시행하고 있는 ‘유티파트너스’측 역시 내방객 최대 1500명선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유티파트너스 전병권 이사는“강연회도 있고 워낙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보니 실내화를 1000명분을 준비했는데 이보다 많은 1500명이 방문했다”고 언급했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기자에게 1500명이라고 답한 시행사와 사업의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홍보대행사 더피알이 각 언론 기자들에게 제공한 보도자료 내용이 상이하다.

더피알 ‘e편한세상 시티 인하대역’홍보 담당과 진위여부를 따져봤다. 자신도 본 현장에 왔다고며 결단코 수많은 인파가 몰려 3000명은 족히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최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시행사측은 최대 1500명이라고 답했는데 어떻게 홍보대행사 더피알은 이보다 두 배를 곱한 3000명이 될 수 있는지 말이다.

이보다 앞서 이 현장에서 강연회에 나섰던 고종완 박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늘 강의 때 1500명 넘게 왔다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전화선 넘어 고 박사는“글쎄요 한 500명 정도 방문하신 것 같던데…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제가 강의할 때만 하더라도 500명 정도인 것 같던데 1500명이나 됐어요?”라고 반문했다.

“e편한세상 시티 인하대역 견본주택에 3000명 몰려…”라는 제하로 호기롭게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홍보대행사 더피알 담당자는 “자신은 고 박사의 강연회 시작부터 현장에 있었다. 강연회 의자 500개가 부족할 만큼 내방객들이 붐볐다”고 말한 바 있다.

꾸미기_인하대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시행사 관계자는 최대 1500명이라고 주장한 반면 고 박사는 자신이 인지한 숫자는 500명인데 1500명이라는 숫자에 놀라는 분위기인데 홍보대행사 더피알은 어떤 근거로 각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 ‘3000명’을 강조했단 말인가?

익명을 요구한 건설전문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더피알 뿐 아니라 어지간한 홍보대행사들이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냐?”면서 “시장 분석도 제대로 못하는 대행사도 많고 청약 전 바람을 일으켜야 하니까 견본주택 개관 이후 내방객들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사례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삼호가 공급하고 나선 ‘e편한세상 시티 인하대역’언론 홍보를 대행하고 나선 ‘더피알’은 국내 건설부동산 언론PR을 도맡아 할 만큼 메이저 대행사로 유명하다.

오랜 경력의 건설부동산 전문 홍보대행사 더피알 e편한세상 시티 인하대역 담당자는 마지막으로 기자에게 이렇게 답을 줬다. “시행사에 알아보니 수치가 잘못됐더군요. 알고보니 3000명이 아닌 2000명이라고 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더피알의 이 담당자가 수정해서 답한 ‘내방객 2000명’도 사실일까 궁금하다. 자신이 대행하고 있는 사업장의 언론 홍보를 맡고 있는 PR 대행사의 역할을 아주 중요하다. 페이를 받고 대행을 하는 만큼 정확한 정보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PR대행사는 자신들의 정확한 시장조사와 분석을 토대로 보도자료를 각 언론에 배포하고 배포된 자료를 토대로 언론사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이다. 정확하거나 또는 과장되거나 홍보대행사의 보도자료는 결국 기사화되고 그 기사는 소비자들이 읽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홍보대행사의 정확한 정보 습득과 분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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