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생 18년 만에 막 내린 박대통령…선친과 닮은 꼴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너무도 감격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들어간 것 보다 더 벅차고 행복합니다. 자신을 뽑아 준 국민과 역사를 배신한 망상에 빠진 대통령에 대한 국민과 역사의 심판이다 할 수 있습니다.”(직장인 김윤태)

“와~!”하는 함성이 들려왔습니다. 2016년 12월 9일 오후 4시 20분께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뉴스 속보를 접한 시민들이 외친 힘찬 함성입니다.

곧바로 쏟아지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속 내용은 ‘탄핵가결’ ‘국민의 승리’ 등 네티즌들의 다양한 소감이 터져나왔습니다.

‘카톡~!’ 소리와 함께 “2016년 12월 9일은 비뚤어진 역사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날” “민심과 정의가 승리한 빅토리 9일” 등 다양한 문자들이 줄지어 쏟아졌습니다.

창 밖에서 들려오는 시민들의 함성 소리와 TV 뉴스 속 앵커의 탄핵가결 소식, 그리고 불특정 다수가 전하는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지인들의 축전과 같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에 기자는 흥분된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르며 기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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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국 이래 희대의 사태로 점철되고 있는 ‘국정농단 게이트’ ‘비선실세’ 등 수 많은 수식어로 얼룩진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과 국정을 농단한 이 사태를 밝히기 위해 정말 너무나도 많은 국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차디찬 광화문 광장을 촛불로 불태웠습니다.

“촛불은 그저 바람이 불면 꺼질 것”이라며 망발을 내뱉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탄핵안이 가결되면 열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면서 호기를 부렸던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도 뜨겁게 타오르는 민심과 역사의 심판 앞에 벙어리로 전락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고 나선 범국민적인 촛불집회는 매 회를 거듭할수록 경신을 거듭했으며 이 같은 국민들의 열망은 결국 ‘탄핵’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굵은 ‘획’이며 ‘민의 승리’ ‘흙의 승리’다 할 수 있습니다.

껍데기 뿐인 대통령을 위해 최후까지 충성을 보이며 기권에 나섰던 최경환 의원을 제외한 재적의원 299명 중 234명이 탄핵안 가결에 표를 던지면서 오만 가득한 권좌에 앉은 정권을 끌어내리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정상적인 국정운영과 편견, 그리고 아집으로 점철됐던 얼치기 대통령의 전횡에 제동이 걸렸음은 물론이고 탄핵안 가결에 따라 헌법재판소(헌재) 심판 전까지 알량한 직무정지는 기정사실화 됐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이 얼치기 대통령 때문에 몸과 마음이 상했는지 박 대통령 자신은 절대 알지 못할 것입니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부터 투표 조작설까지 ‘국정농단’ 대통령은 출발부터 개인치 못했음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꺼림칙한 정부의 출범은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추악한 현실로 반영됐습니다.

흉탄에 차례로 부모를 여의고 심리적 갈등과 피폐된 자신이 의지할 곳은 40년 지기(知己) 최순실과 그의 일가족 밖에 없었다며 철없는 투정을 부렸던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과 부, 심지어 자신의 권한마저 친구에게 넘겼던 인지부조화적 대통령은 이제 그 권한을 내려놓을 처지에 봉착했습니다.

근해

부정(不正)으로부터 시작된 정권, 모든 부정이 청와대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국민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정작 자신만 모르쇠로 일관하며 국민을 기만한 못된 지도자입니다.

권력 싸움에 민생은 뒷전인 탓에 국민의 삶은 팍팍한데도 불구하고 아우성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스트레스 쌓인다며 툭 하면 해외순방에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던 아몰랑 대통령입니다.

누진제 폭탄이 두려워 살인적인 폭염에도 끙끙 앓고 있는 국민 보다 시원한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소신료들과 맛있는 캐비아에 함박웃음 짓던 철없는 공주마마입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차디찬 바다 속에서 생을 다해 갈 때도 늘어진 자신의 피부 관리가 우선이었던 대통령, 모든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도 모르쇠로 버티면서 우주의 기운으로 버텨낸 샤머니즘 대통령입니다.

국민들을 향해 높디높은 불통의 벽을 쌓기 바빴던 독선적인 대통령, 우리 국민들은 오늘 이런 정직하지 못한 대통령이 차지해서는 안될 권좌에서 끌어내리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과 같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정부와 지도자는 결코 존립할 수 없습니다. 결국 높은 권좌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고 망하게 된다는 공자의 준엄한 경고가 새삼스럽기만 합니다.

총칼로 권력을 찬탈한 일본군 장교 출신 박정희)다카끼마사오)가 자신의 최측근이 쏜 총탄에 맞아 절명할 때 그의 통치 기간은 18년 이었습니다.

아울러 총 맞고 절명한 자신의 아버지의 부활을 꿈꿔왔던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경력은 탄핵이 가결된 올해까지 18년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인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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