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국어사전에 보면 ‘씹’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여성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명사’인데요.

이 씹에서 나오는 파생어를 살펴보면 참으로 무궁무진 합니다.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냉정 잃은 기자의 입에서는 ‘씨팔’을 비롯한 씹의 파생어 조합들이 찰지게 쏟아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권력과 돈에 환장한 사람들이 그려내는 2016년 초 여름, 참으로 버라이어티하다 할 만큼 부정과 부패에 찌들거나 그 맛에 발을 들여놓는 양심불량 인사들의 뉴스를 접하면서 오토매틱으로 토해내는 이 욕(辱)을 주체할 수 없어 자괴감마저 듭니다.

‘국민의 편’ ‘새 정치’를 강조하고 나선 정당이 있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대한민국의 국민은 이 당이 다 살려낼 것 같은 정당 말입니다. 어떤 외압과 기득권에도 굴하지 않고 겁 없이 배짱 두둑하게 정도(政道)를 걷겠다며 ‘담대(膽大)’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국민의당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의심스런 사람들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박준영 의원과 비례대표 선출 과정마저 의심스런 김수민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 등 이 정당의 행보를 보면 자신들이 그토록 강조하고 나선 새 정치와는 거리가 먼 중고 정치임에 분명합니다.

죗값을 줄이기 위해 전직 판사와 스타 검사 출신 변호사까지 동원하며 법조계를 들썩 거리게 만든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회장과 이 장사치로부터 수익의 일부를 상납받는 조건으로 면세점 입점 계약에 나섰던 롯데 호텔 신영자 상임이사.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그룹 전체가 압수수색을 당하며 초유의 망신살을 뻗치고 있는 족벌기업 롯데, 국적불명의 롯데그룹은 대한민국을 상징할 만큼 거대한 제2롯데월드 타워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공군 항공기 노선을 변경시킬 만큼 자본과 권력의 전형을 고스란히 보여준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경제성장의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실제 내실은 속빈 강정과 같은 대한민국의 현실,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청년들은 일을 달라 아우성치고 경제 불황에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직한 장년 세대는 암울한 현실에서 갈피를 잃고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삶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을 만큼 위험천만한 곡예를 하고 있지만 국민의 편에 선다는 얼치기 정치집단과 그 소속 정치인들은 자기 이익 챙기기에 급급해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천민주의 자본의식을 가진 화장품 기업 회장은 전관 변호사들을 추악한 돈으로 매수해 자신을 면죄하기 위해 발악을 하고 나섰고 돈에 매수된 전직 판사와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양심을 버리고 죄인 구명을 위해 인맥을 동원하고 나섰다가 결국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는 ‘돈’이 있습니다. 돈으로 권력을 매수하고 권력을 통해 돈을 거머쥐고, 권력과 돈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배를 더 불리기 위해 비리행위를 저지르고 있지만 의혹의 중심에 선 정치인도 법조인도 자본가 장사치도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나는 억울합니다”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습니다” 국민의 편이며 새 정치를 강조하고 나선 국민의당이 자체 조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 그 당의 결과를 결코 믿지 않을 것입니다. 작금의 이런 추하고 더러운 뉴스를 접하기 때문에 기자의 입에서 쏟아지는 “씨팔‘은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

명심보감에 보면 '암실기심 신목 여전(暗室欺心 神目 如電)이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풀이하면 “칠흑같이 어두운 방안에서 자신의 양심을 속일지라도 귀신의 눈으로 볼 때 마치 번개와 같이 밝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받는 박준영 의원,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수민 의원과 장사치 돈에 놀아난 유명 전관 변호사 최유정과 홍만표 그리고 일본국적도 한국 국적도 아닌 정체불명의 국적 기업인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거짓말이 제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결국 진실은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준엄한 경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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