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속속 런칭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취급해달라는 요청이 있긴 했지만 초저금리 시대 돌파구 모색이란 측면과 서민금융을 통한 이미지 개선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그동안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 대부업계열이 장악했다. 이들은 20% 후반이나 30%대 고금리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많고, 그나마 은행·지주계열인 저축은행들이 20% 이하의 금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은행·지주계열 저축은행의 시장점유율이 12.5%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이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출범 2주 만에 대출 취급액을 18억원 돌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런 성과가 알려지면서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신한은행이 재직 6개월 미만의 5~7등급의 신용등급을 가진 직장인의 경우 ‘스피드업(Speedup) 새내기 직장인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하나은행도 7등급 이상 개인 고객 전용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을 고려 중이며, KB국민은행도 중금리 소액대출 상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IBK 기업은행 역시 모바일뱅킹 플랫폼인 ‘원뱅크’를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좌불안석이다. 영업영역이 겹치면서 시중은행과의 경쟁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10%대 중금리 대출시장은 그동안 저축은행의 고유영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시중은행이 자금력 등을 앞세워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데 향후 중금리 대출시장을 놓고 시중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3파전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의 우량고객이 주로 5~6등급인데, 이들이 시중은행으로 갈아타기를 한다면 저축은행의 영업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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