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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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돌고래는 매우 똑똑한 동물로 무리 안에서 소통하고 사회적인 관계를 구축한다. 

돌고래는 '먹이가 많은 시기'가 되면 더욱 사교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이 스코틀랜드 애버딘 대학 연구로 새롭게 밝혀졌다. 논문은 영국왕립학회 생명과학 저널인 '영국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실렸다.

많은 동물들이 개체 간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상호작용은 무리 행동 등에 영향을 미친다. 환경 변화에 따라 개체의 사회적 행동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으며 환경이 동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야생동물 보전에 중요하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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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버딘대 연구팀은 세계 바다에 분포하는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의 사회적 행동이 풍부한 먹이와 기후변화에 따라 변하는지 조사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피셔 박사는 "우리는 큰돌고래에 대한 장기 연구의 일환으로 먹이인 연어의 개체 수와 기후변화가 돌고래의 사회적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팀은 스코틀랜드 동해 해안에 서식하는 큰돌고래 개체군을 장기 추적하고 있으며 매년 소형 보트에서 돌고래 사진을 촬영한다. 사진은 보트에서 100m 이내에 돌고래가 접근했을 때 촬영하고 이전에 촬영된 개체와 대조함으로써 돌고래 개체 식별과 관계성을 파악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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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돌고래의 사회적 관계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1990년~2021년에 걸쳐 촬영된 사진을 분석했다. 그리고 돌고래의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환경 요인 지표로 북대서양 기압 변동을 나타내는 '북대서양 진동 지수(North Atlantic Oscillation: NAO)'와 어획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서양 연어(Atlantic Salmon)의 양'을 이용했다. NAO는 동물 개체군 생태계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고 대서양 연어는 큰돌고래 개체군의 중요한 영양원이다.

분석 결과 큰돌고래는 연어의 양이 많은 달, 즉 식량이 풍부한 기간에 다른 개체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셔 박사는 "먹이를 둘러싼 경쟁이 감소하면서 돌고래들이 더 사교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먹이가 풍부한 기간이 월 단위의 단기간인 경우, 인근 돌고래는 물론 멀리 있는 돌고래와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가했다. 그러나 일 년 내내 먹이가 풍부한 경우에는 멀리 있는 돌고래와의 사회적 상호작용은 오히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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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연어가 적으면 돌고래는 먹이를 찾아 먼 곳까지 이동해야 하지만 먹이가 풍부하면 굳이 먼 곳까지 갈 필요가 없어 먼 돌고래와의 관계가 약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북대서양 진동 지수, 바다의 기압은 큰돌고래의 사교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셔 박사는 "규칙적인 기후 사이클은 돌고래의 행동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알면 돌고래와 같은 동물의 개체군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예측이 쉬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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