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덜 해롭다?…당뇨병 위험 키울 수도 있다

2025-10-01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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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전자담배는 일반담배(종이담배)보다 냄새가 덜 나고 유해물질도 적다는 이유로 ‘안전한 대체재’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최근 전자담배가 오히려 경계성 당뇨병, 이른바 당뇨병 전단계 위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AJPM Focu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JPM Focus

◆ 담배와 함께할 때 위험 더 커져

미국 조지아대학교 연구팀이 미국 성인 12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사용 패턴, 그리고 당뇨병 위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는 예상보다 뚜렷했다.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당뇨병 전단계 위험이 7% 높았다. 일반담배만 피우는 경우는 15%였고, 두 가지를 함께 쓰는 이른바 '듀얼 사용자'는 무려 28%나 치솟았다. 심지어 병용자는 당뇨병 발병 위험도 9% 더 높았다. 일반담배만 피우는 사람(7% 증가)보다도 더 나쁜 수치다.

연구팀은 "전자담배는 안전한 대체재가 아니라 대사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숨은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팀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함께 쓰일 때 대사 스트레스가 배가된다고 지적했다. 기존 흡연자가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중보건 차원에서 듀얼 사용자를 겨냥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 체중·생활환경 따라 격차 벌어져

위험은 개인의 조건에 따라 달라졌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전자담배 사용자는 더 큰 위험을 보였고, 인종별로는 히스패닉·흑인·아시아인이 백인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득과 교육 수준, 운동 습관 같은 사회적 요인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흡연 습관과 맞물리며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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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구팀은 전자담배의 니코틴과 첨가제가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경로를 지목했다. 이는 생활 습관과 환경 요인과 결합해 위험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연구는 자기보고형 설문을 바탕으로 한 관찰 연구라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규모 표본을 기반으로 한 이번 연구는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다시 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전자담배 사용은 더 이상 폐 건강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전신과 대사 건강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공중보건 과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