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문워크까지 구현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

2025-09-19     김정은 기자
(뒷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박해원 교수, 강동윤 박사과정, 김하준 박사과정, 최종훈 박사과정, 김민수 연구교수.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KAIST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KAIST는 기계공학과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휴보랩) 박해원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의 하체 플랫폼을 독자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은 시속 12km에 달하는 세계적 수준의 주행 성능을 갖췄으며, 눈을 감은 상태나 험지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 탁월한 안정성을 자랑한다. 더 나아가 오리걸음, 문워크(Moonwalk) 등 사람 특유의 고난도 동작까지 구현하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로봇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 핵심 부품부터 제어 알고리즘까지 독자 개발

연구팀이 선보인 하체 플랫폼은 모터, 감속기, 모터 드라이버 등 모든 핵심 부품을 자체 설계·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부품을 독자 기술로 확보하며 하드웨어 측면에서 기술적 독립성을 달성했다.

알고리즘 측면에서도 연구팀은 가상환경에서 자체 개발한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인공지능 제어기를 훈련했으며, 시뮬레이션-현실 간 격차(Sim-to-Real Gap)를 극복하여 실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독자성을 확보했다.

현재 개발된 휴머노이드는 평지에서 최대 3.25m/s(시속 약 12km)로 주행할 수 있으며, 30cm 이상의 단차 극복 능력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향후 주행 속도를 4.0m/s(시속 약 14km)로 끌어올리고, 사다리 등반과 40cm 이상 단차 극복 성능까지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성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 산업 현장 적용과 국제 학술 성과 발표

박해원 교수팀은 KAIST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팀(팔), MIT 김상배 교수팀(손),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팀(측위 및 내비게이션), KAIST 김재철 AI대학원 임재환 교수팀(시각 기반 조작 지능)과 협력해 상체까지 포함된 완전한 휴머노이드 구현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로봇이 무거운 물체 운반, 밸브·크랭크·문고리 조작, 보행과 조작이 동시에 요구되는 카트 밀기·사다리 오르기 등 복합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아가 실제 산업 현장의 복잡한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신체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팀은 이번 과정에서 단일 다리 기반 ‘홉핑(Hopping)’ 로봇도 제작했다. 이 로봇은 한 발로 균형을 유지하며 반복적으로 뛰는 고난도 동작과 360도 공중제비 같은 극한 운동 능력까지 구현했다. 특히 생물학적 참고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질량중심 속도를 최적화하고 착지 충격을 줄이는 AI 제어기를 강화학습으로 구현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중간 결과물로서 개발된 단일 다리 기반의 ‘홉핑(한 발 뛰기)’ 로봇.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KAIST

박해원 교수는 "이번 성과는 핵심 부품부터 인공지능 제어기까지 자체 기술로 확보함으로써 휴머노이드 연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측면에서 독립성을 달성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향후 상체까지 포함된 완전한 형태의 휴머노이드로 발전시켜 실제 산업 현장의 복잡한 요구를 해결하고,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차세대 로봇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최종훈 학생이 제1저자로서 10월 1일 개최되는 국제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학회 ‘Humanoids 2025’에서 하드웨어 개발 결과를 발표하고, 박사과정 강동윤·김기정·최종훈 학생이 공동 1저자로서 9월 29일 열리는 로봇지능 분야 최고 학회 ‘CoRL 2025’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