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울음소리는 성인의 얼굴을 뜨겁게 만든다

2025-09-18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에게 울음은 생존 신호다. 최근 프랑스 장 모네 대학(Jean Monnet University) 연구팀은 아기가 고통을 느낄 때 내는 울음이 성인의 얼굴을 실제로 뜨겁게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아기의 울음이 단순한 불편감을 넘어 성인의 생리적 반응까지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인터페이스(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 비선형 음향, 아기의 고통 지표

연구팀은 아기의 울음 속 ‘비선형 음향(Nonlinear Phenomena, NLP)’이 고통 수준을 나타내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임을 확인했다. 통증을 나타내는 울음은 가슴을 강하게 수축하고 성대를 통해 고압의 공기를 내보내며, 그 과정에서 불협화음과 다양한 피치가 발생한다. 이러한 비선형 음향은 단순한 울음보다 성인의 자율신경계를 강하게 자극해 얼굴 온도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실험은 평균 연령 35세인 성인 4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아기가 목욕 중 가벼운 불편감을 느낄 때 울음과, 예방접종으로 고통을 느낄 때 울음을 각각 들었다. 총 16명의 아기 울음을 녹음한 23개 음원을 여러 차례 반복 청취하도록 했으며, 연구팀은 서모그래피 카메라로 참가자들의 얼굴 온도를 추적했다.

그 결과, NLP 수준이 높은 울음을 들었을 때 얼굴 온도가 뚜렷하게 상승했으며, 남성과 여성 간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NLP 수준이 높은 울음은 성인의 주의를 생리적으로 끌어들이며, 남녀 구분 없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아기 울음, 성인의 생리적 반응으로 드러나

아기의 울음은 단순한 소리가 아닌, 주변 성인의 주의를 생리적으로 끌어당기는 신호다. 언어로 의사표현이 어려운 아기는 울음을 통해 필요한 도움을 얻는다. 특히 상처나 생명과 관련된 고통을 나타내는 울음은 성인이 본능적으로 개입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아기의 울음이 단순히 귀로 듣고 구분하는 수준을 넘어, 성인의 자율신경계가 즉각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울음이 성인과 아기를 연결하는 생리적 신호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