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평균 수명,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었나

2025-09-08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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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난 한 세기 동안 인간의 평균 수명은 눈부신 속도로 늘어났다. 위생 개선, 예방접종, 항생제 개발 등 의학적 진보가 맞물리며 언젠가 100세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도 생겼다.

그러나 최근 국제 공동 연구 결과, 이러한 수명 증가 속도는 이미 둔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유럽·미국 연구진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23개 고소득·저사망 국가의 20세기 인구 데이터를 분석하고, 1939년부터 2000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여섯 가지 예측 모델을 적용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학술원 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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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명 증가, 이제 과거 속도는 기대 어렵다

연구팀은 과거 20세기 초반 수명 증가가 주로 영아 생존율 개선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1900년부터 1938년 사이 세대는 평균 수명이 세대당 약 5.5개월씩 늘었지만, 1939년 이후 출생자 그룹에서는 증가폭이 2.5~3.5개월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구연구소의 인구학자 호세 안드라데(José Andrade)는 "1980년 출생자는 평균적으로 100세까지 살지 못할 것이며, 연구에서 다룬 모든 세대가 이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어린 시기 생존율이 이미 상당히 개선돼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사실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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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선진국 평균 수명은 약 80세 수준이다. 겉으로 보면 여전히 꾸준히 증가하는 듯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상승 속도는 크게 둔화됐다. 연구팀은 "과거의 전례 없는 수명 증가를 가까운 미래에 다시 경험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 개인 건강 관리가 장수의 열쇠

이번 연구는 인간 수명 증가가 단순히 개인 건강뿐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의료 시스템, 연금 제도, 노동시장 구조 등은 예상 평균 수명에 맞춰 설계된다. 수명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현실은 이러한 계획과 기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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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수명 증가 둔화 속에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의 생활습관과 환경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운동, 식습관, 환경 요인,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요소가 수명과 직결되며, 작은 개선이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크게 바꿀 수 있다.

또한 이번 연구는 국가와 사회가 장기적인 인구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의료, 복지,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평균 수명과 건강 기대치 변화를 반영한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삶의 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