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차세대 메모리 작동 원리 세계 최초 규명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산화물 기반 저항 메모리(ReRAM)의 작동 원리가 KAIST에서 세계 최초로 정밀하게 밝혀졌다.
신소재공학과 홍승범·박상희 교수 공동 연구팀은 다중모드 주사탐침 현미경(Multi-modal SPM)을 활용해 메모리 내부 전자와 산소 이온의 움직임을 동시에 관찰하고, 정보 기록과 삭제 과정에서 전류가 달라지는 원인을 나노 수준에서 시각화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초고집적·저전력 차세대 메모리 개발과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 연구에 핵심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산소 결함과 전자의 움직임이 만든 메모리 신호
연구팀은 전류 흐름을 보는 전도성 원자간력 현미경(C-AFM), 산소 이온 움직임을 관찰하는 전기화학적 변형률 현미경(ESM), 표면 전위 변화를 확인하는 켈빈 탐침 힘 현미경(KPFM)을 결합한 다중모드 SPM으로 TiO2 박막 내부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전기 신호를 가하며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과정을 직접 구현했고, 전류 변화가 산소 결함 분포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확인했다. 산소 결함이 많아지면 전자의 이동 통로가 넓어져 전류가 원활히 흐르고, 결함이 흩어지면 전류가 차단되며, 메모리의 켜짐(on)/꺼짐(off) 상태가 결정됨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 넓은 영역에서의 복합적 거동 규명, 신뢰성 향상 가능성 제시
연구진은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 영역에 전기 신호를 인가하고 전류 흐름, 산소 이온 움직임, 표면 전위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메모리 저항 변화가 단순한 산소 결함 때문이 아니라 전자적 거동과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규명했다. 특히 메모리 소거 과정에서 산소 이온이 주입되면 고저항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소자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홍승범 교수는 “다중모드 현미경으로 산소 결함, 이온, 전자의 공간적 상관관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 분석 기법이 다양한 금속 산화물 기반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연구와 개발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공채원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7월 20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