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공정 바뀌어도 불량 잡는 AI 개발

2025-08-26     김정은 기자
(왼쪽부터) 나지혜 박사과정, 이재길 교수.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KAIST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KAIST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제조 공정이나 설비가 변경돼도 성능 저하 없이 불량을 탐지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데이터 분야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KDD 2025(ACM SIGKDD Conference on Knowledge Discovery and Data Mining)’에서 지난 8월 발표됐다.

◆ 제조 공정 변화에도 성능 유지

스마트팩토리 현장에서는 센서 데이터를 활용한 불량 탐지 시스템 도입이 늘고 있지만, 기계 교체나 온도·압력·속도 변화로 공정이 달라지면 기존 AI 모델의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KAIST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계열 도메인 적응(Time-series Domain Adaptation)’ 기술을 고안했다. 이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센서 데이터가 기존 환경과 달라져도 추가 학습 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특히 불량 발생 패턴(레이블 분포) 자체가 공정 변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공정 데이터를 추세·비추세·주파수 성분으로 분해하고, 기존 모델의 예측 결과를 데이터 군집 정보와 비교해 자동 보정하는 기법을 적용했다. 이 과정을 통해 개발된 기술이 바로 ‘TA4LS(Time-series domain Adaptation for mitigating Label Shifts)’다.

실험 결과, 이 기술은 네 가지 센서 데이터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기존 방법 대비 최대 9.42% 정확도를 높였다. 특히 공정 변경으로 불량 패턴이 크게 달라진 경우에도 AI가 이를 스스로 보정해 탐지 성능이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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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쉬운 적용과 확장성

TA4LS 기술은 기존 AI 모델에 플러그인 모듈처럼 쉽게 결합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별도의 복잡한 개발 없이 현재 사용 중인 불량 탐지 시스템에 간단히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해 헬스케어 기기·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이재길 교수는 “제조업에서 인공지능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공정 변경 시 매번 재훈련이 필요했던 점”이라며 “이번 연구는 유지 비용을 줄이고 불량 탐지율을 높여 스마트팩토리 확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산학부 나지혜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남영은 박사과정, LG AI연구원 강준혁 연구원이 공동 참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