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RNA 품질 관리로 노화 속도 늦추는 핵심 기전 규명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국내 연구팀이 세포 내 RNA 품질 관리가 노화 속도를 조절하고 장수를 유도하는 핵심 기전임을 밝혀냈다. 이번 성과는 인간 노화와 퇴행성 뇌 질환 치료 전략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KAIST 이승재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 서진수 교수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광표 박사팀과 함께 리보솜 품질 관리 인자인 ‘PELOTA 단백질’이 노화를 늦추는 조절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온라인판에 실렸다.

그동안 RNA는 단백질 합성을 위한 일시적 중간 산물로만 여겨졌으나,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 실험을 통해 RNA 품질 관리가 수명 연장에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상 개체에서 PELOTA를 과발현했을 때 수명이 연장됐으며, 비정상적 mRNA 제거가 장수 유도에 필수적임이 드러났다.

또한 연구팀은 리보솜 품질 관리가 세포의 성장·대사 조절과 관련된 ‘mTOR 신호 전달계’와, 손상된 성분을 제거·재활용하는 ‘자가포식 경로’를 함께 제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PELOTA가 결핍되면 mTOR가 과활성화되고 자가포식이 억제돼 노화가 촉진되는 반면, 활성화 시에는 세포 항상성이 유지되며 수명이 연장됐다.

이번 발견은 생쥐와 인간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PELOTA 결손이 근육 노화와 알츠하이머병 유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RNA 기반 품질 관리가 인간 노화 연구와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재 교수는 "DNA와 단백질 수준의 품질 관리와 노화의 연관성은 알려져 있었지만, RNA 품질 관리가 수명 조절에 관여한다는 분자적 증거는 드물었다"며 "비정상적 RNA 제거가 노화 조절 네트워크의 핵심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근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