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외신 "헌정사 초유 사태"

2025-08-13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편집 / 생성형 AI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밤 구속됐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함께 수감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주가조작, 뇌물수수, 불법 정치자금 등 복수 혐의가 적용된 이번 구속은 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혐의 소명 정도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고가 선물 수수, 여당 공천 개입,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수사는 구속 상태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 "전례 없는 부부 동시 구금"…외신 일제 보도

국내 정치사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각국 주요 언론들은 김 여사 구속의 사실과 그 의미를 비중 있게 다뤘다.

로이터는 "김건희는 한국에서 구속된 첫 전직 영부인"이라며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미 수감 중인 상황에서 부부가 동시에 구금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법원이 "증거인멸 우려를 인정했다"고 덧붙였으며, 후속 기사에서는 서울남부구치소 독거실 배정 등 수감 환경을 소개했다.

AP통신은 "형사 혐의로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특검이 혐의 입증을 위해 추가 증거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적용된 혐의로는 주가조작, 뇌물성 선물 수수, 정치적 영향력 행사 등이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여사가 특검 조사에서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했지만, 남편의 정권을 흔든 여러 스캔들의 중심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전직 검사였던 윤 전 대통령은 부패 사건 수사로 명성을 얻었으나, 정치 경력은 부인과 장모의 스캔들로 얼룩졌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전례 없는' 부부 동시 구금"이라며 김 여사가 재임 중 막후 영향력 논란의 중심에 있었고, 최근 학위 취소 사실까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고가 선물 수수와 함께 통일교 전 간부·무속인 연계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언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에서 전직 영부인이 구속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 일본 주요 언론, 혐의 전방위성과 상징성 조명  

외신들은 김 여사 혐의가 경제·정치·종교계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김 여사 사진을 게재하며 "윤 전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가 주가조작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NHK는 "제3자를 통해 고급 핸드백을 받았다는 혐의"를 비중 있게 다루며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은 첫 사례"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김 여사가 독일차 수입·판매 회사 주가조작에 관여하고, 통일교 전 간부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고급 가방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 여사의 구속은 단순한 개인 비위 사건을 넘어 전직 권력의 사법 책임과 정치적 상징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번 사건은 국내 정치 지형과 국제사회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향후 기소와 재판 결과가 한국 정치사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