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오일 실수로 피자에…유아 포함 집단 중독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85명이 피자 섭취 후 대마초 성분인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자 반죽에 의도치 않게 THC 오일이 사용된 것이 원인이었다.
이 사고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25년 7월 주간 보고서(MMWR)를 통해 공식 발표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 피자 반죽에 섞인 ‘THC 오일’…91세 노인부터 1세 유아까지 중독
사건은 2024년 10월 22일부터 24일 사이, 위스콘신주 선프레리(Sun Prairie)에 위치한 ‘페이머스 예티스 피자(Famous Yeti’s Pizza)’에서 발생했다.
당시 지역 병원에는 어지럼증, 졸림, 불안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잇따라 내원했고, 이들 모두 해당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이력이 있었다.
초기에는 일산화탄소 중독이 의심돼 환자들의 주거지와 레스토랑을 조사했지만, 공기 질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어 한 환자가 “대마를 복용한 적이 없음에도 소변에서 THC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신고하면서, 보건당국은 음식 자체에 문제 가능성을 제기했다.
◆ 공유 주방서 벌어진 실수…THC 오일, 일반 식용유로 착각
위스콘신주 공중보건국(PHMDC)의 조사 결과, 페이머스 예티스 피자는 사고 당시 식용유가 떨어지자, 다른 업소와 공유하는 주방의 오일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그 주방에는 THC 사용이 허가된 식품 제조업체가 있었고, 이 업체는 대마에서 추출한 THC 오일을 보관·사용 중이었다.
피자점 측은 해당 오일을 일반 식용유로 착각해 피자 반죽과 브레드류, 샌드위치 조리에 그대로 사용했고, 분석 결과 이 오일에서 THC 성분이 검출됐다. 이로 인해 1세 유아부터 91세 노인까지 총 85명이 THC 중독 진단을 받았으며, 이 중 8명은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였다.
주요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구토, 불안, 심박수 증가, 시간 감각의 왜곡, 환각, 단기기억 장애 등이 보고됐다.
다행히 경찰은 이 사건이 고의가 아닌 착오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형사 처벌은 하지 않기로 했다. 페이머스 예티스 피자는 위스콘신주 식품안전 기준에 따라 철저한 소독과 정비를 거친 뒤, 10월 26일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