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최고조…유가 폭등에 세계 경제 '비상'

2025-06-16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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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금 중동에서는 전운이 최고조에 달하며 국제사회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대규모로 공습하자, 이란이 즉각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 여파는 곧바로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고, 세계 경제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 "레드라인 넘었다"… 상호 비난 속 전면전 위기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을 '라이징 라이온(Operation Rising Lion)'으로 명명하며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인사들과 핵 과학자들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국제법상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즉각 미사일 보복에 나섰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면 우리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핵시설 공습은 명백한 도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국은 서로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해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이란 핵협상마저 중단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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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긴장은 2024년부터 이어진 양국 간 갈등과 미국의 지지부진한 중재, 그리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내부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국제 유가 급등… 공급 불확실성에 가격 불안정 지속

이스라엘 공습이 있었던 지난 13일(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장중 한때 14% 넘게 치솟았다. 최종적으로는 7.26%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는데, 당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72.98달러, 브렌트유는 74.23달러를 기록했다. 16일 현재도 중동발 리스크와 공급 불확실성 여파로 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는 단기적으로 100달러를 넘어, 최악의 경우 15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JP모건은 유가가 최대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고, 골드만삭스 역시 100달러 이상을 예상했다. 중동이 세계 원유 공급망의 핵심인 만큼,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세계 경제에 미칠 타격은 불가피하다.

◆ 이스라엘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계획'… 트럼프 "거부"

이스라엘이 이번 공습에서 이란 군 지휘관과 핵 과학자들을 제거하는 등 '대이란 집중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로이터통신과 BBC 등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계획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도 이스라엘의 표적 선정에서 금기가 아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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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고지도자 제거 계획 보도에 대해 "이뤄지지 않은 소통과 관련해 너무 많은 가짜 보도가 있다"며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 역시 최고지도자 제거 계획 거부 메시지 전달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다.

◆ 각국 비상 대응...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커져

정부는 국제 유가 급등과 중동 불안이 국내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긴급 경제 상황 점검회의가 소집됐다.

이미 고물가로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 물가 압력이 한층 더 커지고 경기 회복에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정부는 국제 공조를 통한 유가 안정과 함께 국내 유가 상승 억제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다.

미국 역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며 에너지 시장 불안에 대비하고 있고, 일본도 자국민 보호와 에너지 안보 강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발 공급 충격에 따른 유가 상승이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과 맞물릴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위기로, 우리 경제를 포함한 세계 경제에 예측 불가능한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