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초창기 존재한 '빅 휠'...기존 학설 뒤집나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활용한 적외선 관측은 빅뱅(우주대폭발)으로 우주가 탄생한 후 초기 단계에 존재했던 은하까지 포착할 수 있다.
지난 3월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빅 휠(Big Wheel)'이라는 명칭의 120억 년 전 은하가 새롭게 발견되었으며, 그 관찰 결과는 은하의 형성 방법에 대한 기존 학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주의 나이는 현재 약 138억 년으로 추정된다. 은하는 주위 우주에서 가스를 천천히 모으거나 작은 은하와 융합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형성된다고 여겨져 왔지만,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우주의 첫 수십억 년 동안 원반 모양의 은하가 이미 존재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논문에 등장하는 은하인 '빅 휠'은 JWST의 파장 1.5μm와 3.2μm 촬영을 통해 적색편이(Red shift) 3.25의 밝은 퀘이사(Quasar) 영역에서 포착됐다.
논문 공저자인 호주 스윈번 공과대학교 테미야 나나야카라(Themiya Nanayakkara) 박사는 "빅 휠을 포착할 가능성은 2% 미만으로 극히 낮아 상당한 행운이 따른 발견이었다"고 말했다.
아래가 논문에서 제시된 빅 휠의 합성 이미지다.
빅 휠은 현재 우주에서 가장 큰 초대형 소용돌이 은하(Whirlpool Galaxy)와 크기와 회전 속도가 동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은하 간의 급속한 융합은 섬세한 소용돌이 구조를 방해해 더 혼돈스러운 형상으로 변화한다. 그러나 빅 휠은 독특한 소용돌이 형상을 잃지 않고 경이적인 크기로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거대 은하의 성장에 관한 오랜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나나야카라 박사는 지적했다.
연구팀은 빅 휠이 형성된 환경의 특이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빅 휠은 일반 우주에 비해 10배 높은 밀도로 은하가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천문학회가 2009년에 발표한 '원반 은하는 어떻게 융합 속에서 살아남는가?'라는 논문에서는 '고밀도 영역에서는 대규모 융합이 우주 평균보다 더 자주 일어나며, 예외적인 조건 속에서는 융합으로 원반 은하가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원반의 회전을 증가시킴으로써 성장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따라서 빅 휠의 관찰 결과는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며, 밀집된 환경이 은하의 급속한 성장에 이상적인 조건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나나야카라 박사는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나 최근에 발견된 빅 휠 같은 원반 은하에 대한 연구는 수십억 년에 걸쳐 은하가 어떻게 형성되고 성장하고 진화하는지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연구는 우리 은하와 유사한 은하를 이해함으로써 우리 은하의 우주 역사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제시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빅 휠의 발견으로 초기 우주의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밝혀졌고, 은하 진화에 관한 현재 모델은 아직 개선될 여지가 있음이 드러났다. 빅 휠과 같은 거대한 초기 은하의 관측과 발견이 진행되면 오늘날 우리가 보는 구조가 우주에서 어떻게 구축되었는지에 대해 더 많은 비밀을 밝혀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