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도파민 차단해 알코올 의존증 치료 도와

2024-12-05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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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다양한 음료에 포함된 알코올과 카페인은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화학물질로, 그 정신약리학적 작용은 널리 연구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미국 연구팀이 "카페인은 알코올이 뇌 보상체계(Reward System)에 미치는 영향을 방해해 알코올 의존증(alcoholism)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중개 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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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크립스연구소(Scripps Research) 소속 리카르도 마치오니(Riccardo Maccioni) 박사 등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2020년 연구에서 카페인이 알코올로 인한 조건부 행동의 일부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알코올 활성에 대한 카페인 작용이 중뇌 변연계의 도파민 작동성 경로에 의해 매개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 경로는 보상 프로세스와 약물 중독 초기 단계와 강한 연관성이 있으며, 경로가 활성화되면 도파민 방출을 통해 보상을 지각하게 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수컷 쥐를 대상으로 대뇌 측좌핵과 복측피개야(VTA)의 도파민 뉴런의 활동, 도파민 수치, 뇌 내 화학물질 등을 측정했다. 실험 대상 쥐는 '알코올만을 투여받은 그룹', '알코올과 카페인을 모두 투여받은 그룹', '카페인과 비교하기 위해 특정 약물을 투여받은 그룹' 등으로 나누었다. 

실험 결과, 카페인은 특히 측좌핵에서 알코올로 인한 도파민 방출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카페인은 알코올 보상 효과와 관련된 화학물질인 살소리놀(Salsolinol)의 생성을 막아 도파민 뉴런의 자극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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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카페인은 특히 보상을 매개하는 특정 뇌 영역에서 도파민 방출을 방해하기 때문에 알코올 전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알코올로 인한 쾌감 인지가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알코올이 아닌 살소리놀과 모르핀을 투여한 경우에도 카페인이 그 영향을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카페인이 알코올 의존증뿐만 아니라 기타 약물 의존증 치료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마치오니 박사는 "연구에 사용된 쥐는 과거에 알코올에 노출된 적이 없었다. 이미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는 동물에 대한 카페인 영향을 확인하는 연구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번 연구가 알코올 의존증의 잠재적 치료 표적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검증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