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그림자, 지구에 쌓여가는 '전자폐기물'

2024-11-26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 폭증이 우려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계산과학(Nature Computational Science)'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서 AI 성장이 소비전력뿐만 아니라, 스토리지와 GPU 등 '전자폐기물(E-waste)'의 폭발적 증가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Computational Science

생성형 AI의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의 급증은 이전부터 문제시되어왔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세계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이 2026년까지 1000TWh로 증가해 일본 전체 소비전력에 필적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구글과 메타의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이 너무 방대해, 퍠쇄 예정이었던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학원과 이스라엘 레이치맨대 공동 연구팀이 생성형 AI가 전자폐기물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생성형 AI는 모델훈련과 추론에 상당한 계산 자원을 필요로 하지만, 생성형 AI와 관리 전략이 전자폐기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실행에는 물리적인 데이터 저장 장치 외에도 계산처리를 위해 방대한 수의 GPU 와 기타 고성능 구성 요소가 사용된다. 이러한 하드웨어는 일반적으로 2~5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데, 신모델이 등장하면 대부분 대체되고 구모델은 폐기된다. 

연구팀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자폐기물의 양을 추정하기 위해 생성형 AI 실행에 사용되는 하드웨어 종류와 양, 사용 기간, 생성형 AI 섹터 성장률을 예측했다. 

그 결과, 2020~2030년 사이 생성형 AI 섹터가 만들어내는 전자폐기물의 양은 총 120만~500만 톤(t)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2030년에는 불과 1년 만에 최대 250만t의 전자폐기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Computational Science

이번 연구 결과는 이미 지구상에서 연간 수천만t에 달하는 전자폐기물 문제가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한층 심각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납과 크롬과 같은 유해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전자폐기물은 부적절하게 폐기되면 토양과 물을 오염시킨다. 현재 전자폐기물 대부분은 매립지나 비공식 재활용 사이트로 보내져 환경 오염과 건강 피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결과는 대략적인 추정치로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과는 변동될 수 있다. 연구팀의 예측보다 생성형 AI의 확산 속도가 빠르면 전자폐기물이 더 늘어날 수도 있고, 하드웨어 설계 혁신으로 특정 AI 시스템의 전자폐기물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생성형 AI 섹터에 속한 기업은 하드웨어 유지보수 및 업데이트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오래된 하드웨어를 보다 부하가 낮은 애플리케이션에 할당해 하드웨어 가동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또 노후화된 하드웨어를 수리하거나 칩이나 알고리즘을 효율화하는 등의 전략을 통해 전자폐기물 양을 16%~86%까지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샤오레이 렌(Shaolei Ren)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전기컴퓨터공학과 부교수는 "해당 연구의 가치는 AI가 환경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점에 있다. 생성형 AI 기업은 속도를 좀 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