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中 소프고 출하 정지…화웨이에 반도체 중개 가능성

2024-10-29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SOPHGO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중국에 거점을 둔 칩 제조업체 '소프고(SOPHGO)'에 제품 출하를 중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TSMC의 반도체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인공지능(AI) 칩에 탑재된 문제로 미 상무부가 TSMC를 조사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TSMC의 반도체는 화웨이의 AI 칩셋 '어센드(Ascend) 910B'에 포함되어 있었다. 

TSMC 측은 어센드910B와 유사한 설계 칩을 주문한 고객사에 제공한 칩이 최종적으로 화웨이 제품에 사용된 사실을 파악했으며, 10월 11일경부터 추가 공급을 중단하고 자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중개회사를 앞세워 대리 주문하는 방식으로 TSMC로부터 우회적으로 칩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부상한 가운데, TSMC와 소프고의 거래 중단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소프고는 수출 규제 대상인 반도체 유통의 중개역을 한 것 아니냐는 보도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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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 AI 개발을 군사상 위협으로 인식하고, 최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동맹국에도 보조를 맞추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TSMC는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치를 사용하여 고성능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기 때문에 TSMC가 미국의 수출 규제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2024년 10월 22일(현지시간) 보도 당시 TSMC 반도체가 화웨이 제품에 탑재된 경위는 불분명했지만, 28일 로이터가 "화웨이 AI칩에 탑재된 TSMC 반도체는 중국 기업 소프고가 TSMC에 발주한 것"이라며 "TSMC는 소프고에 대한 제품 출하를 즉시 정지했다"고 전했다. 

소프고는 중국 내 10개 이상의 도시를 비롯해 미국과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칩 설계 기업이다. 소프고 설립자인 미크리 잔(Micree Zhan)은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업체 '비트메인(Bitmain)'의 공동설립자로도 알려져 있다. 

홍콩·미국·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 거점을 둔 비트메인은 지난 2021년 대만에 연구센터 두 곳을 불법 운영하며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을 불법으로 채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대만 검찰은 "비트메인이 지난 3년간 수백 명의 연구개발 인력들을 유출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대만 반도체 산업 발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소프고는 이번 보도에 대해 "우리는 미국 상무부가 진행하는 TSMC와 화웨이 간의 제휴에 대한 조사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화웨이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상세한 증거를 TSMC에 제출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