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강 열풍' 조명...주류로 올라선 K문학

2024-10-12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obel Prize's official Facebook page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53)이 선정되며 국내를 넘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설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등의 소설로 인지도를 쌓은 한강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그간 변방에 머물던 K-문학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이며 아시아 여성으로는 한강이 최초의 수상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외신들은 그녀의 성장 배경과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한류 전반의 글로벌 영향력이 문학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영국 BBC는 "노벨상 위원회로부터 '음악과 예술에 헌신한 인물'로 묘사된 최초의 한국인 수상자"라면서 "그녀의 작품은 폭력, 슬픔, 가부장제 등 다양한 장르를 탐구함으로써 경계를 넘나든다"고 전했다. 

일간 가디언은 "한국 전역의 서점에는 고객의 줄이 길게 늘어섰고, 온라인 사이트는 한강의 작품을 구하기 위한 고객이 몰려들면서 마비됐다. 교보문고 사이트 베스트셀러 10위 중 9개가 한강의 작품"이라고 국내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AP 통신도 "한국은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놀라고 들뜬 분위기"라면서 "한강의 예상치 못한 수상은 한국의 성장하는 문화적 영향력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초현실적이고 파괴적인 소설 '채식주의자'로 잘 알려진 한국 작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한강의 북미 출판사인 호가스의 편집장인 패리사 에브라히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한강의 작품은 여성의 내면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광주의 작가 가문에서 태어난 한강은 1993년 잡지에 5편의 시를 실어 문학에 데뷔했고, 2년 후 단편 소설집을 출간했다. 그녀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등 한국과 해외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고 전하며 한강의 도서들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번 수상을 기점으로 변방에 머무르던 K문학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한강의 예기치 못한 수상으로 K팝과 K컬처가 K문학으로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풍부한 저변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국 문학은 일본과 중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HK 방송 캡처 

한편, 무라카미 하루키(75)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고대해온 일본은 아쉬움을 내보이면서도 축하의 뜻을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다와다 요코(多和田葉子) 등의 수상이 기대됐지만, 1994년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이후 3번째의 영광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일부 일본 매체들은 현지에 번역된 한강의 도서들을 비중있게 소개했다. 일본에서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후 처음으로 일본어로 번역됐다. 이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대표작이 속속 출판됐다. NHK는 11일부터 도쿄 도내에서 특설 코너가 마련되었으며 매진되는 책도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4년 노벨문학상은 한국 작가 한강으로 결정됐다. 한국 현대사에 새겨진 여러 비극을 주제로 진혼곡을 꾸준히 노래한 한강은 작가가 사회 문제와 마주하며 창작하는 이 나라의 문학적 전통을 체현한 존재다. 다른 나라·다른 언어 문학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한국 문학' 전체에 대한 평가로도 볼 수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