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할 때 뇌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2024-10-10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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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동물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식사를 하고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이때 공복감이 사라졌다고 해서 바로 식사를 멈추면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까지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뇌가 식사의 지속 시간을 어떻게 제어하는지는 지금까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독일 연구팀이 식사 중에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연구는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교 에를랑겐-뉘른베르크(FAU)와 쾰른(Köln) 대학병원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연구 성과는 '신경과학저널(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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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이끈 FAU 알렉세이 포노마렌코(Alexey Ponomarenko) 교수는 "뇌가 포만기 지속시간을 어떻게 제어하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적절한 에너지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너무 길거나 너무 짧아도 안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간 시상하부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법을 이용해 시상하부 특정 영역의 전기적 활동을 분석했다. 연구 공동 수석 저자인 마흐사 알타피(Mahsa Altafi)는 "이를 통해 어떤 뉴런이 음식 섭취 중인 특정 시간에 '발화', 즉 전기적 자극을 발생시키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식사를 하면 4개의 서로 다른 뉴런 그룹이 마치 하나의 계주팀처럼 차례로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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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마렌코 교수는 "혈당치, 공복 호르몬 양, 포만도 등에 따라 시상하부는 우리의 식사량이 너무 적지도 않고 너무 많지도 않게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팀은 각 그룹 내 뉴런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지도 조사했다.

신경세포에는 활동 리듬이 있어 활발하게 발화할 때와 거의 발화하지 않을 때가 존재하며, 상태가 규칙적으로 바뀌어 때로는 1초에 수십 차례 발화하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음식 섭취에 관여하는 뉴런 그룹은 모두 같은 리듬으로 발화하며, 음식 섭취와 관계없는 뉴런은 다른 리듬으로 발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로 인해 식사와 관련된 뉴런만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식사 프로세스를 쉽게 끝낼 수 있다.

이번 발견은 외부에서 자기장 진동을 통해 뉴런 발화에 영향을 주고 식사와 관련된 뉴런 그룹의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면 섭식 장애 완화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포노마렌코 교수는 "쥐의 경우 뉴런의 진동 움직임은 광유전학적 조작으로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것이 섭식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한 추적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