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유행한 '여드름 햇빛 치료'...실제 효과는?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여드름에 시달리기 쉬운 10대 틱톡 이용자들 사이에서 최근 '선탠'을 통해 여드름을 치료했다는 영상이 큰 화제를 모았다.
햇볕에 노출되면 실제로 여드름이 낫는지에 대해 피부 전문가인 칼 로렌스 박사가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설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햇볕은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거의 없다.
로렌스 박사에 따르면 피부 질환 치료법 가운데 하나로 '자외선 조사(照射)' 기술이 이용되고 있지만, 주로 건선이나 습진 치료에 사용되며 여드름과는 무관하다. 다른 치료법이 효과가 없을 때 대체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자외선의 유해한 영향을 최소화한 후에 시술이 이루어진다.
특히, 여드름에 자외선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는 거의 없다. 또 일부 발표된 연구도 적지 않은 한계가 존재한다.
약 2만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2023년 조사에서는 비교적 낮은 수준의 UVB(자외선 일종)에 매일 약 1시간 장기적으로 노출된 경우, 성인 여드름 감소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연구는 자외선의 정확한 양을 측정하지 않았고, 피폭 악영향도 고려하지 않았다.
피부 세포를 대상으로 한 2009년 연구에서는 UVB가 여드름 원인균인 아크네균 사멸 등 몇 가지 잠재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세포 내에서만 확인된 것이며, 사람 임상으로 재현된 적은 없다. 또 관련 연구 대부분은 "유익한 효과가 크지 않고, 치료에 적용하기에는 불충분하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1992년부터 2022년 사이에 이루어진 선탠과 여드름에 대한 모든 연구를 검토한 조사에서는 "자외선으로 여드름 증상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오히려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UVB 노출로 면역세포 활성화되면 염증이 심해져 여드름의 원인인 피지 분비가 증가할 수 있다.
햇볕에 탄 피부는 피부암 위험을 높이는 등 부정적 측면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이는 자외선 노출이 피부 세포 DNA에 큰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자외선은 피부의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손상시켜 주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로렌스 박사는 "현재 가장 효과적인 여드름 치료는 약국에서 구입하거나 의사가 처방한 약뿐이다. 햇볕 노출이 여드름 치료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낮다. 여드름 치료약을 처방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외선을 주의해야 한다. 여드름 치료제에 포함된 항생제는 광선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피부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맑은 날 외출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 피부를 보호하고 피부암 위험을 낮출 뿐만 아니라 피부세포의 염증을 억제해 광선 과민반응을 줄여준다"고 정리했다.